2024년 1월 11일 미국 언론사 AP 통신(Association Press)에 따르면, 앨라배마(Alabama) 주 중부지방의 판사 오스틴 허파커(R. Austin Huffaker)는 10일(현지시각) 1월 25일로 예정된 질소 저산소증에 의한 사형 집행을 중단해 달라는 수감자 케네스 유진 스미스(Kenneth Eugene Smith)의 요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앞서 사형수 케네스 스미스(58)는 살인 청부를 의뢰 받아 공범과 함께 지난 1988년 한 목사의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배심원단은 11대 1이라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스미스에게 종신형을 권고했지만, 담당 판사는 배심원단의 의견을 기각하고 사형을 선고했다. 앨라배마 주 교정부는 2022년 독극물 주사로 스미스의 사형을 집행하려고 했지만, 주사를 놓을 정맥 부위를 찾지 못해 독극물 주사로 예정된 처형을 무산시킨 바 있다.
질소 가스에 의한 사형 집행은 사형수에게 안면 마스크(mask)를 씌운 뒤 질소 가스를 주입한 후 저산소증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방식이다. 미국 내 앨라배마 및 미시시피(Mississippi), 오클라호마(Oklahoma) 등 3개 주에서 채택하고 있으나, 실제로 집행된 적은 없다.
현재 스미스의 변호인단은 “검증되지 않은 질소 가스에 의한 처형은 알려지지 않은 잠재적 문제들로 가득 차 있으며, 잔혹하고 비정상적인 형벌을 금지하는 미 헌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허파커(R. Austin Huffaker) 판사는 미국에서 가장 흔한 사형 방식인 독극물 주사도 한때는 새로운 방법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질소 저산소증을 이용한 사형 집행이 사망 직전에 추가적인 통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결문을 통해 밝혔다. 또한 앨라배마 주 법무장관실은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새로운 사형 집행 방식을 질소 가스에 노출된 후 빠르게 기절 및 사망에 이르게 하는 질식 재해에 비유하면서 산소가 부족해지면 몇 초 안에 의식을 잃고, 몇 분 안에 사망에 이르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미스의 변호인단은 2020년 미국 수의학 협회의 안락사 지침을 들면서 사법 당국의 의견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질소 저산소증이 돼지에게 허용되는 안락사 방법이지만, 일부 종에게 고통을 주는 무산소 환경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포유류에게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질소 가스를 통한 앨라배마주 사법 당국의 사형 집행 방침이 알려지자 유엔(United Nations, UN)의 인권 전문가들 또한 불활성 가스 질식사를 이용한 사형 집행이 잔인하고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적인 처벌을 금지하는 국제조약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표했다.(출처: 로이터 통신)
앨라배마 주에서는 질소 가스를 이용한 사형 집행을 앞두고 격렬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스미스의 사형 집행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앨라배마 주는 기존의 독극물 주입 방식이 아닌 질소와 같은 불활성 가스로 사형을 집행하는 미국 최초의 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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