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병, 페트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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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17일, 미국 언론사 연합통신(Associated Press, AP)에 따르면, 오리건(Oregon) 주에서 시행 중인 미국 최초의 ‘용기 보증금 제도(Bottle Bill)’가 50여 년 만에 대대적인 개편을 앞두고 있다. 이번 개편은 용기 환급 제도가 일부 지역에서 범죄와 노숙 문제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등장했다. 용기 보증금 제도는 쓰레기 문제를 줄이고, 재활용을 장려하기 위한 환경 정책이다. 소비자가 병이나 캔(can)을 구입할 때 약 10센트(Cent)(한화 약 140원)의 보증금을 내고, 빈 용기를 반납하면 돌려받는 구조다. 오리건 주는 1971년에 이 제도를 도입한 첫 번째 주였으며, 이후 캘리포니아(California) 주와 뉴욕(New York) 주 등 9개 주 및 괌(Guam)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포틀랜드(Portland)의 병 환급소 인근에서 마약 거래, 쓰레기 투기, 소란 행위 등이 빈번히 발생해 주민 불만이 제기되었다. 1992년부터 포틀랜드에 거주 중인 모니카 트루액스(Monica Truax)는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었고, 한밤중의 싸움과 노상 배변, 노숙자 캠프(camp)가 일상이 되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오리건 주 의회는 오후 8시 이후 상점의 용기 환급 금지, 이동형 환급 트럭(Truck) 및 비영리 대체 환급소 도입을 포함한 법안을 새롭게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병 수거로 생계를 유지하는 저소득층과 노숙인들을 지원하는 그라운드 스코어 협회(Ground Score Association)는 이번 제도가 많은 사람들의 생계 수단을 제약하기 때문에 일부 문제를 전체 환급자에 대한 낙인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한편 2023년 기준, 오리건 주의 용기 환급률은 약 87%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병 환급 시스템(System)을 운영하는 민간 조직인 ‘오리건 음료 재활용 협동조합(Oregon Beverage Recycling Cooperative, OBRC)’이 미환급 보증금 약 3,060만 달러(Dollar)(한화 약 428억 5,530만 원)를 보유하고 있어 환급에 대한 우려와 비판을 낳고 있다. 이에 2020년 오리건 주 감사는 해당 기금을 환경 사업에 재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용기 보증금 제도에 대한 개정 논의는 환경 보호, 사회적 약자 보호, 지역 안전이라는 가치들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정책의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재활용이 저소득층의 생계 수단이 된 현실과 민간이 주도하는 운영의 한계는 제도의 공공성과 투명성 강화의 필요성을 드러낸다. 이에 지역 주민 맞춤형 대안과 원활한 환급 방법이 함께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논의가 환경과 복지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제도 설계의 필요성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유사 제도를 운영하거나 도입하려는 다른 주들에게도 의미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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