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5월 23일 미국 언론사 뉴욕 타임즈(New York Times)에 따르면, 연방 대법원이 오클라호마(Oklahoma)주 최초의 종교 차터 스쿨(charter school)인 ‘성 이시도르 가상 가톨릭 학교(St. Isidore of Seville Catholic Virtual School)’의 개교를 부결시켰다. 차터 스쿨은 비영리단체가 세금을 지원받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공립 대안학교이다. 성 이시도르 학교는 시골 지역 학생들에게 온라인(online)을 기반으로 가톨릭(Catholic) 교육의 제공을 목표로 했다.
이번 개교는 종교 학교에 공적 자금을 지원해 달라는 요구가 포함되어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이에 대법원은 찬성 4표와 반대 4표로 개교를 부결하는 판결을 내렸다.그러나, 연방 하원이 연방 차원의 학교 바우처(voucher) 프로그램(program)의 설립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대법원의 판결이 무색해졌다. 새롭게 통과된 바우처 프로그램이 학비를 세금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주 단위의 지원 프로그램과 달리 이번 법안은 연방 차원에서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50억 달러(dollar)(한화 약 6조)를 최대 200만 명에게 추가적으로 제공한다. 또한, 세액 공제 형태로 지원된다. 납세자가 특정 비영리단체에 현금이나 주식을 기부할 경우에 기부액만큼 세금을 공제받고, 해당 비영리단체가 장학금을 지급하는 구조이다. 장학금은 사립학교 학비, 홈스쿨링(home-schooling), 가상 학습 비용 등에 사용 가능하다.
주목해야 할 점은 사립학교 학생의 80%가 종교와 관련된 학교에 다닌다는 것이다. 이는 곧 바우처를 통해 사립학교 학비 지원이 간접적으로 가능해지면서 종교 교육에 공적 자금이 사용된다는 것을 뜻한다. 더불어, 종교와 관련된 학교에 세금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결에 반하는 법안임을 의미한다. 더불어, 대법원의 판결은 찬반 표결이 동일한 경우 확정된 판결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유사 사건에 대한 판례로 사용될 수도 없다. 결국, 성 이시도르 학교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은 재논의될 수 있으며, 바우처 법안의 통과로 암묵적으로 종교와 관련된 학교에 세금이 지원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에 학교 바우처 운동을 지지하는 미국 아동 연맹(American Federation for Children)의 최고경영자 토미 슐츠(Tommy Schultz)는 바우처에 의해 종교 학교의 입학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교회나 지역 비영리단체에 기부할 때보다 훨씬 큰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양도소득세를 피하려는 많은 학부모들이 바우처 제도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종교 학교에 대한 세금 지원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바우처 제도를 신설한다는 것은 대법원의 판결을 보완하는 바람직한 입법이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종교 학교에 대한 세금 지원에도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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