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5월 31일, 미국 언론사 연합통신(Associated Press, AP)에 따르면, 오클라호마(Oklahoma)주 털사(Tulsa)의 첫 흑인 시장인 먼로 니콜스(Monroe Nichols)가 *털사 인종 학살(Tulsa race massacre) 피해자의 후손들을 위해 민간 신탁기금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의 명칭은 ‘회복을 위한 여정(Road to Repair)’이다. 총 1억 500만 달러(Dollar)(한화 약 1500억 원) 규모의 장학금, 주거 지원, 지역 재생에 중점을 두었다. 다만, 이번 계획에는 피해자의 후손에 대한 직접적인 현금 배상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니콜스 시장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배상’이라는 용어 대신 ‘도시 회복’이라는 틀로 접근했다고 해명했다.
구체적으로 전체 예산 중 6천만 달러(한화 약 830억 원)는 인종 학살로 폐허가 된 북부 털사의 건물 정비와 지역 경제의 재건에 투입될 예정이다. 나머지 자금은 교육과 주거 지원에 사용된다. 니콜스 시장은 “학살이 벌어진 그린우드(Greenwood) 지구의 상업적 잠재력은 털사의 미래이기도 했다”고 언급하며, “이번 회복은 단지 과거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도시 전체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생존자와 후손들은 현금 보상이 제외된 점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학살의 생존자인 존 에머슨(John Emerson)의 손녀 재클린 위어리(Jacqueline Weary)는 “우리 가족의 유산은 말 그대로 불타 사라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생존자들의 법률대리인인 다마리오 솔로몬-시몬스(Damario Solomon-Simmons)는 “현금 배상이 없는 회복은 진정한 정의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기존 소송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살의 남은 생존자인 110세의 두 노인 역시, “털사나 오클라호마주로부터 아직 어떠한 공식적인 배상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계획은 시의회의 승인 없이도 추진이 가능하지만, 사업에 활용될 수 있는 공공 부지나 시 소유 자산의 이전은 시의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지역 발전 정책을 넘어, 흑인 공동체의 역사적 회복과 인권 증진을 향한 중요한 이정표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과거의 인종 차별과 구조적 불평등에 대한 반성과 정의 구현의 요구가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털사의 ‘회복을 위한 여정’은 피해 공동체의 존엄 회복과 미래 세대를 위한 기회의 확장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다만, 이번 계획이 희생자를 위한 진정한 계획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살펴볼 필요성이 있으며, 제도적 배상뿐만 아니라 교육, 주거, 경제적 자립을 포함한 포괄적 정의 실현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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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사 인종 학살(Tulsa race massacre): 털사 인종 폭동(Tulsa race riot)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1921년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이틀 간, 백인 폭도들이 오클라호마 주 털사시의 흑인 집단 거주지인 그린우드(Greenwood) 지구를 습격해 수백 명의 흑인을 살해하거나 부상을 입힌 사건이다. (출처: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