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5일 (현지 시간) HOIABC에 따르면, 일리노이주의 주도인 스프링필드에서 학생, 교직원, 시의원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이동식 박물관 버스가 일주일간 운영된다. 이는 2018년 사이먼 위젠탈 센터(Simon Wiesenthal Center)*가 처음 고안한 것으로, 차별문제에 대한 역사교육 및 인식개선을 골자로 한다.
정식 명칭은 ‘이동식 톨러런스 박물관'(Mobile Museum of Tolerance, MMOT)이며, 2013년 캐나다에 처음으로 도입된 이후 미국 내 최초로 일리노이 주정부가 올해 3월 교육 시설로 채택했다. 해마다 약 150개의 학교와 지역사회에 배치되어 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 종교단체, 사법기관, 기업,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인종차별에 대한 컨텐츠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버스는 현재까지 12개 이상의 교육구에 방문해 2천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교육 컨텐츠를 제공했다. (출처: Simon Wiesenthal Center)
미국은 인종차별문제를 해결하고 유색인종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역사교육, 캠페인, 사회정책 도입 등 다방면에서 노력해왔다. 하지만 유색인종에 대한 증오 범죄와 편견은 여전히 미국 사회의 문제로 남아있다. 특히 총기를 소지하지 않은 흑인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반복되어 왔다. 2012년에는 플로리다주에서 흑인 소년을 죽인 백인 방범요원이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이, 2014년에는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을 목졸라 죽인 사건이 흑인 사회를 분노케 했다. 두 사건 이후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BLM)’ 운동이 전국적인 지지를 얻었고, 정치인들이 인종차별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되었다. 몇몇 비평가들은 이번 일리노이주의 결정을 흑인 사회의 여론을 반영한 결과로 평가한다. (출처: Black Lives Matter 재단)
일리노이주는 미국 내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 다음으로 진보적인 성향을 띈 주로 분류된다. 하지만, 시카고주와 비슷하게 일리노이주도 2개의 시(시카고, 다운스테이트)로 확연히 분리되어 있다. 2016년 대선결과에 따르면, 도시지역은 반(反)트럼프, 농촌지역은 친(親)트럼프 성향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일각에서는 주정부의 결정이 보수성향이 강한 특정 구역의 반발을 유발하여 흑인을 향한 적대감을 더 키울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출처: Center for Illinois Politics)
많은 인권 단체와 시민 사회는 일리노이주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인종차별적 행동이나 표현을 자각하지 못하고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기에 교육을 통하여 유색인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교육이 흑인에만 초점을 둔 것이다. 2019년 기준 미국 인구는 60.1% 백인, 18.5% 히스패닉계, 12.2% 흑인, 5.6% 아시아인, 그 외의 소수민족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흑인을 제외한 유색인종에 대한 역사교육과정과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관계자는 현재 시행 중인 프로그램이 성공리에 진행되어 범국가적 캠페인으로 이어진다면 교육 내용을 재검토 및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일리노이주의 행보는 미국 내 다른 주의 교육, 행정 정책 시행에 큰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식 박물관이 미국 내 교육방안의 하나로 자리잡게 된다면, 더 나아가 인종차별교육안에 있어서 전세계 나라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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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on Wiesenthal Center(SWC): 1977년 Rabbi Marvin Hier가 설립한 유대인 인권 단체로, 유대인 학살에 대한 연구를 중심으로 반유대주의, 증오범죄 등 차별에 대한 역사를 알리고,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출처: Simon Wiesenthal 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