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바티칸 국기 교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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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26일 독일 언론사 도이체 벨레(Deutsche Welle, DW) 따르면 , 프란치스코 교황(Papa Francesco)은 가톨릭(Catholic)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과 평신도에게 주교 회의에서의 투표권을 부여했다고 발표했다.

‘함께 모이다’라는 뜻의 주교 회의는 1965년 시작되어 교리와 규율 등 가톨릭 교회 내 주요 의제를 심의하고,전세계 주교들이 바티칸(Vaticano)에 모여 각종 사안을 논의 및 결정하는 기구이다. 이 과정에서 주교들은 안건에 대해 투표한 후 결과를 교황에게 제출하고, 교황은 이를 고려해 입장을 정리한다. 지금까지 주교 회의는 전 세계 가톨릭 수도 회의에 소속된 남성 대표 10명에게만 투표권을 부여하였고, 여성은 주교 회의에 감사로는 참여할 수 있었지만 투표는 하지 못했다. 그러나 앞으로 달라진 주교 회의에서는 5명의 수녀가 남성 사제 5명과 함께 투표권을 갖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한 주교가 아닌 사람들 중 각 지역에서 추천한 70명을 주교 회의의 구성원으로 임명하도록 하고, 이 중 절반을 여성으로 채우라고 지시했다. 이들 역시 투표권을 갖게 될 예정이다. 이 같은 결정은 성직자, 주교, 추기경에게만 맡겨져 있던 교회 업무에 평신도의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비전을 반영한 것이다. 주교가 아닌 평신도를 주교 회의에 참여시키는 것은 의사 결정 과정에 청년들을 포함하려는 목적도 있다.

가톨릭 교회의 남성 중심성을 비판해 온 가톨릭 여성 단체들은 “교회 역사 2000년 만의 역사적인 결정”이라며, “여성에 대한 종교계 장벽에 금이 갔다”고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가톨릭 여성 단체들은 오랫동안 주교 회의 내 여성의 투표권 획득을 위한 운동을 이어왔고, 바티칸이 여성을 주교 회의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대우하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다.

다음 주교 회의는 10월 4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된다. 다음 달 말까지 7개 지역에서 주교가 아닌 평신도 20명씩을 추천될 것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각 지역별로 10명을 선택해 총 70명으로 주교 회의를 구성할 예정이다. 주교 회의를 책임지고 있는 마리오 그레치(Mario Grech) 추기경은 “10월 회의 참석자에는 비주교가 약 21%를 차지하게 될 것이고, 그 중 절반은 여성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주교 회의에서는 가톨릭의 주요 현안을 포함해 교회 내 여성의 역할, 성 소수자(LGBTQ: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에 대한 처우 등에 대해서도 논의될 전망이다.

그동안 주교이면서 남성만이 참가 할 수 있었던 주교 회의에 여성과 평신도들이 새롭게 참가하게 된 것은 평등을 추구하는 종교의 가치를 실천하는 모습으로 평가할 수 있다. 가톨릭 교회의 변화된 의사 결정 방식이 여성과 청년을 포함해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가치를 존중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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