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20일 마이니치신문(毎日新聞)에 따르면 매년 삼나무 ‘화분병(花粉症)’또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기승을 부려 초봄에 걸쳐 많은 사람들이 그 증상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월 경부터 일본 전역에 퍼지는 꽃가루는 눈이나 코 등에 증상이 나타나, 일본 국민 5명 중 2명이 화분증이라 할 만큼 “국민병”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토야마현 삼림 연구소(富山県森林研究所)는 알레르기 호소자들을 위한 삼나무 품종 개량을 연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일본 각지에서 삼나무가 숲을 점령하게 된데에는 이전 역사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2차 세계 대전 패전 후 일본은 국가 재건을 위해 빠르고 곧게 잘 자라는 삼나무 심기를 장려했다. 초기에 건물을 지을 목재로써 지진에도 강한 내구성 좋은 삼나무는 전국의 산을 다 덮을 만큼 자랐고, 지금의 심각한 꽃가루 알레르기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이후 외국산 목재가 수입되면서, 일본은 저렴하고 품질도 뛰어난 수입품 목재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비싼 인력을 동원하여 많은 삼나무를 벌목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 탓에 일본 전역으로 삼나무 화분증의 여파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일본 자국민들은 2~4월 즈음 확산되는 삼나무 꽃가루에 호흡기관과 눈, 피부 등에서 증상을 호소한다. 그들 중에서도 어린아이들이나 알레르기가 없던 외국인들도 일본에 온 지 1년 만에 꽃가루 알레르기가 발현되는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인구의 25%가 이 화분증을 앓고 점차 면역기능이 저하되는 문제에 직면한 일본의 삼나무는 큰 문제거리로 대두된다.
현재 일본은 화분이 나지 않는 삼나무의 개발, 졸리지 않는 약, 눈을 보호하는데 특화된 안경 등 다양한 방책을 내세우고 있다. 그중에서도 토야마현(富山県) 타테야마쵸(立山町)에 위치한 현삼림연구소는 엘리트 품종 연구 착수에 돌입하였다고 전한다. 삼림자원과장 사이토마키(斎藤真己)는 1992년 조사 중에 우연히 무화분 삼나무를 발견하였다. 이후 연구를 통해 열성유전자에 의해서 꽃가루가 망가져 버리는 문제인 세포벽을 생성할 수 없는 것임을 밝혀냈다. 그는 품종개량을 거듭해 모종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타테야마 숲의 빛(立山森の輝き)’을 2012년 처음으로 출하하였다.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 대책의 일환으로 개발된 “다테야마 숲의 빛 ‘는 토야마 현이 멘델 유전에서 처음 발견한 무화분 삼나무 와 야마현이 개발한 다른 원산지의 삼나무 품종 “자슈보(座主坊)”를 교배해 얻은 것이다. 현재 「다테야마 숲의 빛」의 묘목 생산은 종자에서 기른 모종 모종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단기간에 대량 증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멘델 유전 법칙에 의해 약 50 %의 빈도로 출하 전에 무화분 모종의 선발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단점도 있다. 2024~2025년에는 약 1 만개의 다테야마 숲의 빛 속에서 개체를 약 2,000 개 선발한 후, 꺾꽂이 묘목으로 출하하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늘여갈 계획이라 밝혔다.
대부분의 일본 국민들의 여론은 이러한 연구보다도 삼나무를 벌목하여 개체 수를 줄이는 것을 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발상의 전환으로 벌채한 삼나무를 바이오 매스 발전 등에 이용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적극적으로 바이오 매스 발전을 운용하고 삼나무를 벌목하면 꽃가루 알레르기의 발병률도 감소할 것이고, 바이오 매스에서의 발전은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에 일석이조인 셈이다. 그러나 현 상황과 같이 최대한의 무화분 삼나무의 개발을 지향하는 것은, 일본 전국에 확산된 삼나무 관련 알레르기 제약회사 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라 추측한다.
삼나무는 화분증을 넘어 자연재해에 경각심을 가지는 것에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다. 삼나무로 뒤덮인 산은 일본이 화산재 토양이라는 점과 지진 피해 사태의 심각성을 유발하는 데에도 일조하기 때문이다. 삼나무가 일으키는 국민적인 문제인 화분증은 단순히 자연재해라고 할 수 없다. 발전을 도모한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경작된 대량의 삼나무가 도리어 우리 인간에게 위협으로 돌아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야마현 삼림 연구소의 20년에 잇따른 무화분 삼나무의 연구 계획은 국민들의 고통을 덜고자 하는 면에서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매해 자국민의 생활에 직접적인 고통을 주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좀 더 확실하고 빠른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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