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일 독일(Germany) 언론사 DW(DW News)에 따르면, 독일 북서부의 작은 섬 보르쿰(Borkum)은 매년 12월 5일(현지시간) 열리는 클라스옴 축제(Klaasohm festival)에서 젊은 남성들이 여성들의 엉덩이를 소 뿔로 때리는 전통이 현대 사회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부터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라스옴 축제는 성 니콜라스(Saint Nicholas) 날을 기념하는 행사이다. 성 니콜라스 날은 현대 산타클로스(Santa Claus)의 기원이 된 성인을 기리는 날이다. 아이들은 밤에 신발을 현관에 두고, 다음 날 아침에 초콜릿과 과자를 받는다. 이 전통은 비밀리에 선물을 주던 성인(成人)의 습관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성 니콜라스가 선행과 자선을 통해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었다는 점에서 크리스마스의 산타클로스 전통과 깊은 연관이 있다. (출처: DW)
보르쿰 섬은 인구 약 5,000명의 조용한 섬이다. 하지만 클라스옴 축제는 지역의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해 왔다. 축제에서는 젊은 미혼 남성들이 전통복장인 클라스옴(Klaasohm)을 입고, 여성들을 쫓아가 소 뿔로 엉덩이를 때리는 독특한 의식을 진행해 왔다. 이 행사는 오랜 전통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들어 그 부적절성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독일의 공영방송사인 북부독일방송(Norddeutscher Rundfunk, NDR)은 2023년 축제 현장을 몰래 촬영해 이 의식의 문제점을 부각시켰다. 영상에는 “캐처(catcher)”들이 여성들을 붙잡고, 클라스옴 복장의 남성들이 소 뿔로 여성들의 엉덩이를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주변 사람들, 심지어 아이들까지도 이를 지켜보며 환호하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NDR의 보도 이후, 익명의 여성들은 이 의식이 고통스럽고 굴욕적이었다고 증언했다. 소 뿔로 맞은 후 엉덩이에 멍이 들고 통증이 지속되었으며, 일부 여성들은 며칠 동안 앉기 어려웠다고 전하기도 했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이 전통을 “남성들에게 중요한 행사”라고 말하며, 단순한 놀이로 치부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클라스옴 전통을 주관하는 단체는 공식 성명을 통해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을 거부하며, 과거의 행동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의식을 중단하고, 축제의 진정한 본질인 섬 주민들의 연대와 공동체 정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독일 경찰도 “폭력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며, 무관용 정책을 선언했다.
한편, 오스트리아(Austria)의 크람푸스(Krampus) 행진은 현대적 가치에 맞게 변화한 대표적 사례다. 악마의 모습을 한 전설적 존재인 크람푸스는 성 니콜라스 날의 전날 밤 등장하여 아이들에게 두려움과 벌을 주는 역할을 해왔다. 과거에는 회초리를 휘두르거나 관람객과 접촉해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행동을 제한하고, 상징적 퍼포먼스(Performance)로 바꾸어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보르쿰 섬의 축제도 전통을 유지하면서 현대 사회의 가치에 부합하는 행사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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