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20일 유럽 언론사 로이터 통신(Reuters)에 따르면, 러시아(Russia) 정부(Kremlin)가 대선 관련 업무에 직접 관여하는 정부 관리들을 대상으로 아이폰(iPhone) 사용을 금지했다고 한다. 이러한 지시는 러시아 국내 정치를 담당하는 정부 관리들을 대상으로 세미나에서 이루어졌다.
행정부 제1차장인 세르게이 키리옌코(Sergei Kiriyenko)는 세미나에 참석한 관리들에게 미국(United States of America) 애플사(Apple)의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을 경우 4월 1일까지 변경할 것을 지시했다. 아이폰이 서방 국가 정보국의 도청 및 해킹 시도에 취약할 수 있다며, 2024년 러시아 대통령 선거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에 앞서 미리 대비하자는 취지를 밝힌 것이다.
월요일에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드미트리 페스코브(Dmitry Peskov) 러시아 정부의 대변인에게 해당 지시와 관련한 질문이 이어졌다. 페스코브 대변인은 질문에 확실한 대답을 하지는 않았으나, 공무와 관련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안드로이드와 iOS 등 운영체제에 상관없이 모든 스마트폰은 알기 쉬운 구조로 되어 있다”고 말하며, 공무를 위해 사용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은 관련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지난 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Ukraine) 침공 직후, 미국과 영국의 정보국 요원들은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대통령의 침공 계획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고 공론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이 어떠한 경로로 해당 정보를 알아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예전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밝혀왔다. 페스코브 대변인이 밝힌 바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맞으나, 종종 인터넷에 접속할 때도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아이폰 사용이 금지된 대상은 키리옌코 행정부 제1차장 산하의 내무 담당 관리들이다. 외무 및 그 외 대선에 깊게 관여하지 않는 관리들은 제외됐다. 러시아 지역 언론사 코메르산트(Kommersant)는 정부가 타 운영체제를 탑재한 기기를 대상 관리들에게 지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치인을 포함한 정부 관리들에게 해킹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2016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후보의 개인 이메일이 해킹되어 파장이 일었고 (출처: CNN), 리즈 트러스(Liz Truss) 전 영국 총리의 휴대전화가 해킹되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정보가 누설되기도 했다 (출처: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대선을 앞둔 시기에 도청을 예방하려는 러시아의 조치는 정당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또는 인터넷 통신은 모두 해킹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아이폰만을 특정하여 사용을 금지한 것은 미국을 견제하는 의도적 행동으로 해석될 수 있다. 때문에 미국 정부와 애플사의 향후 대응이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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