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24일 영국(The United Kingdom) 언론사 더 가디언즈(The Guardians)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Russia) 대통령이 성전환 수술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안에 사인했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공문서나 공공기록에서 성별 변경과 성전환을 위한 수술 및 약물 사용을 불허하는 내용의 법안이 푸틴 대통령의 최종 서명을 받아 러시아에 정식으로 도입됐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부부 중 한 명이라도 성전환을 할 시 결혼은 무효로 처리되어 성전환자의 혼인을 금지하고, 성전환자가 자녀를 입양하거나 양육하는 것도 금지된다. 선천적인 기형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의 수술만이 처벌 받지 않는 유일한 예외이다.
이 법은 러시아 상원과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당시 법안 발의자 중 한 명인 표트르 톨스토이(Pyotr Tolstoy) 의원은 “서방의 반가족 이데올로기(Ideology)로부터 러시아를 지켜내기 위함”이라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출처: France 24) 러시아는 기존에도 성소수자에 대한 탄압 정책들을 고수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약 10년 전부터 러시아 내에서 전통적인 가족의 가치를 지키겠다고 선언하며, 성소수자에 대한 탄압을 본격화했다. 2013년 러시아에서는 미성년자 사이에서 동성 간의 성관계에 대한 선전을 금지하는 법이 도입됐고, 2020년에는 동성혼 금지 조항이 개정 헌법에 포함됐다. 더불어 2021년에는 미디어 등 공적 공간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언급을 원천 봉쇄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에 성전환 금지법까지 도입되면서, 러시아 내 성소수자들은 인권 탄압 상황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다.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하는 단체들은 해당 법안이 러시아 내 성소수자 인권 탄압에 박차를 가했다며 비판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이번 법안 도입이 ‘이데올로기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실제로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타락한 서방과 벌이는 이데올로기 전쟁’으로 규정한 이후, 성소수자 탄압의 강도도 더 거세졌다. 지난 10년 간의 추세를 보았을 때, 앞으로 러시아는 쉽게 성소수자의 인권을 탄압하는 정책들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러시아에서 성소수자들은 스스로가 정의한 고유한 성별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한 채 불합리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인권은 어떠한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혹은 이데올로기를 지키기 위해 마련하는 정책에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러시아는 인권 탄압을 내포하는 정책 시행을 멈추고, 성소수자들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존중하고 보호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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