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7일 리투아니아(Lithuania) 언론사 리투아니아 국립 라디오 및 텔레비전(Lietuvos nacionalinis radijas ir televizija)에 따르면, 리투아니아 정부는 구소련(Soviet Union) 시대에 건축되어 현재는 폐쇄된 빌니우스 콘서트 스포츠 궁전(Vilnius Palace of Concerts and Sports)에 유대인 기념관을 세우는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니우스에 위치한 콘서트 스포츠 궁전은 원래 빌니우스에서 15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가장 오래된 유대인 묘지가 있던 장소였다. 그러나 1831년에 러시아 당국은 묘지의 폐쇄를 명령했다. 이후 1949-50년에 유대인 주민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스포츠 시설의 시설로 재건축되면서 빌니우스에서 소련을 상징하는 건축물 중 하나가 되었다. 이에 따라 당시에 유대인의 묘지는 모두 파괴되었다. 빌니우스 콘서트 스포츠 궁전은 1990년대까지 국내 및 국제 농구 경기와 같은 스포츠(sports) 행사, 콘서트(concert) 및 쇼(show)가 개최되었다. 리투아니아가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이후로도 각종 전시나 쇼핑 공간으로 사용되었다. 2004년에는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어 영구히 폐쇄되었다.(출처: atlasobscura)
지금까지 폐쇄된 경기장을 재건축하려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으나, 유대인 묘지 위에 지어진 건물이었기에 재건축에 대한 반발이 심해 모두 무산되었다. 이에 2022년 리투아니아 정부는 바르샤바에 있는 폴린 폴란드 유대인 역사 박물관(POLIN Muzeum Historii Żydów Polskich)을 예로 들며, 빌니우스 콘서트 스포츠 궁전을 유대인 기념관으로 바꾸는 계획을 밝혔다. 리투아니아 총리인 잉그리다 시모니테(Ingrida Šimonytė)는 “리투아니아의 유대인 역사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이 장소를 리투아니아 유대인의 역사에 바쳐야 한다”고 전했다.(출처: lrt)
이후 7월 17일(현지시간)에 정부는 유대인 기념관의 건립을 승인했다. 2025년 11월까지 슈니피슈케스(Šnipiškės) 기념관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2027년 2월 1일에 국제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념관은 유대인 묘지의 역사와 그곳에 묻힌 사람들의 역사를 기리기 위해 건축된다. 기념관의 최소 75%는 유대인 묘지로 만들고, 나머지 25%는 묘지를 모독했던 소련의 정책과 건물의 역사, 리투아니아의 독립 운동을 기리는 장소로 만들 예정이다.(출처: bnn-news)
예로부터 유대교의 법과 전통에서는 묘지를 묘지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했다. (출처: defendinghistory) 때문에 묘지를 박물관이나 기념관으로 만드는 것에 반대해 법원에 소송하거나 캠페인을 벌이는 일도 많았다. 리투아니아 정부가 새로운 유대인 기념관의 최소 75%를 묘지로 만드는 것은 이러한 전통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나름의 타협을 찾은 듯 보이는 유대인 기념관 건립 계획이 문제 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향후 건설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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