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범죄 형사 피해자 용의자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2025년 7월 14일 중남미 언론사 인포바에(Infobae)에 따르면, 멕시코(Mexico) 할리스코(Halisco)주 과달라하라(Guadalajara)에서 28세 여성 카를라(Carla)가 전 연인에게 총격을 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 장면은 거리의 감시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고, 해당 영상이 공개되면서 멕시코 전역에 큰 충격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사건은 7월 12일 새벽 1시 30분(현지시간)쯤, 카를라의 집 앞에서 벌어졌다. 가해자는 흰색 차량을 타고 현장에 도착해 카를라를 불러냈고, 두 사람 사이에 언쟁이 이어졌다. 영상에는 카를라가 빗자루 조각처럼 보이는 물체를 들고, 가해자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가해자는 차량에서 소총을 꺼내 바닥에 경고 사격을 한 뒤, 카를라의 머리를 향해 총을 쐈다. 그녀는 현장에서 즉사했다. 당시 현장에는 가족으로 보이는 인물이 함께 있었으며, 사건은 그들의 눈앞에서 발생했다.

가해자는 번호판이 없는 차량을 타고 그대로 달아났으며,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할리스코 주 검찰은 이번 사건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인 ‘페미사이드(feminicidio)’로 규정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수사 당국은 영상 자료와 주변인의 증언을 토대로 가해자의 신원과 도주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카를라의 죽음은 멕시코에서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여성 살해 사건의 현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전국적으로 274명의 여성이 페미사이드로 목숨을 잃었다. 특히 5월에는 한 달 동안만 57명이 희생돼 2017년 이후 최다치를 기록했다. 여성 인권 단체들은 이번 사건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소로라스 비올레타스(Sororas Violetas)’는 성명을 내고 “카를라가 경찰을 부르기도 전에 죽임을 당한 현실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며, 국가가 여성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충격적인 범죄를 넘어서, 멕시코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다시 드러낸다. 감시카메라가 범죄를 기록할 수는 있어도, 그 범죄를 막을 수는 없었다.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폭력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제도가 여성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범죄 발생 이후의 수사만으로는 여성 대상의 폭력을 근절하기 어렵다. 재범을 막기 위한 예방 정책, 가정폭력에 대한 조기 개입, 신고자 보호,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지원 시스템 전반의 보완과 강화가 시급하다.

여성들이 거리와 집 어디에서도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와 사회 인식의 변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카를라의 죽음은 또 하나의 통계로 끝나선 안 된다. 시민사회와 정부가 이 문제를 끝까지 책임지고 마주하지 않는다면, 다음 희생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교제 살인이 종식되는 날이 가급적 빨리 실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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