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29일 몰타(Malta) 언론사 타임즈오브몰타(Times of Malta)에 따르면, 몰타에서 최근 통과된 낙태금지법 개정안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개정 과정에서 당초 목표한 내용이 수정되면서 그 효력이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해 6월, 한 미국인 부부의 안타까운 소식이 세계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미국인 여성 안드레아 프루덴테(Andrea Prudente)는 남편과 몰타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임신 16주 차에 양수가 터져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태아의 폐가 손상되어 출산 후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낙태를 금지하는 몰타법 상 태아의 심장이 뛰고 있는 한 임신중절수술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부부는 의료 헬기를 타고 스페인(Spain) 마요르카(Mallorca) 병원으로 호송된 후에야 임신중절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출처: 타임즈 오브 몰타)
몰타는 임신중절수술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낙태 시술을 전면 금지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강간 및 근친상간에 의한 원치 않은 임신도 예외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낙태를 한 여성은 3년, 의사는 4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낙태는 의사 면허를 박탈 당할 정도로 중대한 범죄로 취급된다. 이 같은 법으로 인해 몰타에 사는 여성들은 낙태를 위해 다른 국가를 방문해야 한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암암리에 온라인으로 해외에서 판매되는 임신중절약을 구매하거나 혹은 불법 시술에 의존하는 등 건강에 위협이 될만한 방법도 무릅쓰지 않고 있다. (출처: BBC뉴스 코리아) 프루덴테의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몰타의 낙태법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고, 몰타 내에서도 법 개정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
당초 제시된 개정안은 임신 유지로 인해 임신부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는 경우 낙태를 예외적으로 허용한다고 명시했으나, 최종 개정안에서는 ‘건강’이라는 문구가 삭제되었다. 임신부의 ‘건강’을 위협하는 경우에 대한 너무 광범위하다는 것이 삭제 이유였다. 또한 개정안은 다른 치료법 없이 임신중절술만이 유일한 방법이어야 하고, 세 명의 전문의로부터 이 사실을 증명받아야만 낙태를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프루덴테와 그녀의 남편 또한 개정안 도입 소식을 접한 후 언론을 통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무소속 국회의원인 로지앤 쿠타자르(Rosianne Cutajar)를 포함해 몰타 내에서도 개정안에 반대하는 여론이 일었다. (출처: 몰타투데이) 국제 인권 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mnesty International)은 적극적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단체 측은 개정안에서 요구하는 절차가 과도하게 복잡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임신부의 건강과 생명을 전혀 보호할 수 없는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몰타투데이)
낙태는 임신부의 건강, 생명, 자기결정권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무게가 결코 가볍지는 않다. 그러나 임신부의 존엄성 또한 묵살할 수 없고, 묵살되어서도 안되는 소중한 가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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