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8일 미국 언론사 AP(Associated Press)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미국 메이저리그(major league) 프로야구에서 연간 50개 정도의 홈런이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다트머스(Dartmouth) 대학은 미국기상학회(American Meteorological Society) 보고서에 게재한 통계분석을 통해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과 공기 밀도의 감소에 따라 공이 더 멀리 날아가게 되어 홈런 개수가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다트머스 대학의 연구진들은 기온이 1도 증가할 때 마다 홈런 가능성이 1.8%씩 증가한다는 점을 발견했고, 2010년 이후 MLB(Major League Baseball)에서 500개 이상의 홈런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메이저리그의 유일한 돔구장인 탬파(Tampa)의 트로피카나 필드(Tropicana Field)에서는 홈런의 개수가 증가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입증했다. 즉 기온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비 돔형 경기장에서 치러진 경기에서만 홈런 개수가 늘어난 것이다.
국립 해양 대기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미국의 6월, 7월, 8월 평균 기온이 2도 이상 상승했다. 이에 연구팀은 “향후 기온 상승으로 인해 시즌 당 수백 개의 추가 홈런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얼마나 많은 추가 홈런이 나올지의 여부가 앞으로의 기온 상승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구의 기온 상승은 결국 석탄, 석유, 가스의 연소로 인한 전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다트머스 대학의 연구팀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simulation)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에도 기온 상승의 영향을 받는다면 MLB 선수들이 2050년까지 연간 192개, 더 나아가 2100년까지는 467개의 홈런을 추가로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몇몇 기후학자들은 기후 변화보다 다른 요인들이 홈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대다수의 연구자들은 기온 상승이 홈런 개수를 늘렸다는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텍사스(Texas) A&M의 엔드류 데슬러(Andrew Dessler)와 일리노이(Illinois) 대학의 돈 우블스(Don Wuebles)는 홈런 개수의 증가는 매우 흥미롭지만, 극단적인 날씨와 해수면 상승 문제와 비교하면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미미하다고 말했다. 또한 한 연구진은 “급격한 야외 기온의 증가로 사람들이 더 많은 돔 구장을 원할 것이다”라고 전하며, 온실가스 배출이 인간의 삶을 재구성하는 또 다른 신호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미국 내 일각에서는 고온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밤에 경기를 개최하거나 혹은 기존 경기장을 모두 돔 경기장으로 바꿔 기후 변화의 영향을 최소화 할 것을 MLB측에 제안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나날이 극심해지는 기후 변화가 야구 기록과 야구장의 풍경도 변화시키고 있다. 향후 기후 변화에 따른 관중들의 요구를 MLB측이 수용할 지 관심을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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