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5일 스위스(Switzerland) 언론사 스위스인포(swissinfo)에 따르면, 스위스 NGO(Non Governmental Organization)가 스위스 연방법원에 스위스로 수입되는 금의 출처를 공개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스위스 연방법원은 관세국경보안국이 스위스 기업들의 금 수입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스위스는 매년 전 세계에서 금의 절반 이상을 수입하는 국가이다. 스위스의 주요한 금 수요는 금과 시계 제조 산업(약 50%)에서 발생한다.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투자금과 금이 나머지 대부분(약 37%)을 차지한다. 의료 기기와 컴퓨터, 전화기를 포함한 다양한 전자 제품에도 금이 사용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스위스가 금을 어디, 혹은 어떻게 조달하는지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언론과 대중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금 채굴과 관련된 환경 피해로 인해 전 세계가 기후 변화에 대응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금 채굴 부문에 대한 조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또한 러시아(Russia) 금이 스위스로 불법 유입되면서 스위스가 러시아-우크라이나(Russian-Ukraine War) 전쟁의 자금 조달에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스위스인포는 125개 광산 대부분의 현장에서 인권 침해와 환경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출처: 스위스인포) 특히 인권 측면에서는 광산에서의 부상 및 사망, 토지 몰수, 부패 등이, 그리고 환경 문제에서는 공기, 토양 및 수질 오염을 지적했다. 스위스 최대 정유업체인 발캄비(Valcambi)는 공식 성명과 달리 2019년 이후에도 귀금속 딜러이자 제련업체인 칼로티(Kaloti)로부터 금을 계속 수입했다. 두바이(Dubai)에 본사를 둔 칼로티는 분쟁 지역에서 돈세탁과 금을 거래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위협받는 민족을 위한 사회(Society for Threatened Peoples, STP)는 스위스에서 금 거래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목소리는 내는 NGO, 전문가, 학계 내의 *클러스터(industrial cluster) 중 하나이다. 2018년 2월 STP는 은행 2곳을 포함한 7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4년에서 2017년 사이의 금 수입 자료를 연방관세국경보안청(FOCBS)에 요청했다. 연방관세국경보안청은 STP 요청에 응하였다. 그러나 스위스 금 정제 부문의 거물인 아르고르-헤레우스(Argor-Heraeus)와 발캄비 등은 세금 비밀, 사업 비밀 및 제3자 개인 정보 보호를 근거로 스위스 연방법원에 항소했다.
결국 스위스 연방법원은 거대 기업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지난 9월 세계 금 협회(World Gold Council)에 소속된 33개의 금 채굴 회사들은 공급망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을 받아들였다. 금 거래의 투명성을 둘러싼 법적 공방에서 스위스 NGO들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관련 기업 내에서도 문제를 수용하고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앞으로 스위스에서 금 공급망에 대한 투명성 규제가 강화되어 더 이상의 인권 및 환경적 피해가 없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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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스터: 연관이 있는 산업의 기업과 기관들이 한 곳에 모여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는 산업집적단지이다. (출처: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