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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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5일 영국 언론사 로이터 통신(Reuters)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Spain)에서는 동물권을 더 높은 강도로 보호하는 법안이 추진되었다가 큰 논란에 휩싸였다.

스페인 시골에서는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개를 이용한 사냥을 즐긴다. 그러나 작년, 스페인 여당인 사회노동당(Spanish Socialist Workers’ Party)이 동물권을 대폭 확대하는 법안을 마련하면서, 하루아침에 사냥개 이용이 불법으로 낙인 찍히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이 법안은 사람이 가축이나 야생동물을 대하는 방식을 면밀히 분석해 동물권을 해치는 행동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심각한 위반 사안에 대해선 징역형까지 처하게 한다. 또한 상점에서 동물을 거래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동물원은 전시 개념이 아닌 야생동물 재활시설로 바뀌게 된다. 동물을 번식시키는 것도 일정 조건을 충족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스페인 시골의 전통 풍습인 사냥도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된다는 것이다. 스페인 지방에서는 그레이하운드(Greyhound) 등 사냥개를 동원해 토끼나 사슴, 멧돼지 등을 사냥하는 것이 인기 스포츠(sport)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냥 시즌이 끝나면 필요 없어진 사냥개들이 방치되거나 혹은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올해 총선을 앞둔 여당이 부랴부랴 법안을 수정하려 하자, 이번엔 동물 권익 옹호론자들이 반발하며 이 논란은 시골과 도시 지역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시골 사람들에게 사냥은 단순히 취미를 넘어 산업을 이루고 있다. 사냥 사업은 매해 50억 유로 (한화로 약 6조 7천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해낸다. 더불어 지방은 사회당의 주요 지지층이기 때문에, 올해 말 총선을 앞둔 사회당은 해당 법안이 예상치 못한 골칫거리일 수밖에 없다. 사회당은 결국 지난달, 자신들이 지방 사회를 존중하고 샤냥 풍습을 이해한다며, 사냥개를 법안의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는 수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는 또 다른 갈등을 불러 일으켰다. 이 법안의 초안을 마련한 동시에 동물 복지에 크게 관심을 쏟고 있는 포데모스당(Podemos)은 강력히 수정안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실제로 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도시인들은 동물 복지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번 사회노동당의 수정안 제출에 따라 도시 지역 유권자들의 표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동물보호의 관점에서 사냥개를 이용한 사냥과 그 이후 사냥개를 방치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때문에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감시와 보호가 필요하고, 동물 보호와 관련된 법안 제정이나 개정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사회노동당은 단지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하지 말고 실제 동물 보호의 목적으로 법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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