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4일 헝가리(Hungary)의 언론사 헝가리 투데이(Hungary Today)에 따르면, 슬로바키아(Slovakia) 정부가 헝가리(Hungary)와 1961년에 체결한 시민권 협정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슬로바키아 로베르트 피코(Robert Fico) 총리의 새 정부가 헌법 위반 소지를 지적하면서 협정의 개정을 추진한 데 따른 것이다.
기존 협정은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국적을 가진 부모의 자녀가 부모 중 한쪽 국적을 선택하도록 했다. 부모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 자녀의 국적은 거주 중인 국가로 귀속된다. 그러나 피코 정부는 이러한 규정이 헌법, 유럽(Europe) 시민권 협약 및 세계인권선언에 위배된다는 판단 하에 개정을 추진하였다. 실제로 헝가리는 1999년에 협정의 효력을 단독으로 무효화한 바 있으며, 현재는 슬로바키아만이 협정을 유지하고 있다. 헝가리와 이번 협정을 종료한 이후에 슬로바키아는 현재 러시아(Russia)에만 적용되는 구소련과의 유사 협정도 함께 폐지할 예정이다. 해당 협정의 폐지는 러시아에 통보한 지 12개월 후에 발효되며, 슬로바키아 의회의 최종 승인이 필요하다.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슬로바키아에 거주하는 헝가리인, 특히 펠비데크(Felvidék)*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이중 국적 취득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2010년에 슬로바키아 정부는 헝가리인의 이중 국적 취득 시 슬로바키아 국적을 상실하게 하는 법을 도입하였다. 이 법률은 헝가리가 2010년에 해외에 거주하는 헝가리계 거주인에게 이중 국적을 부여하는 법안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출처: Index)
슬로바키아는 2021년에 해당 법을 개정해 일부 예외 조항을 추가했지만, 자국 내 헝가리계 주민에게는 여전히 이중 국적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슬로바키아 국적을 유지하면서 외국 국적을 취득하려면 최소 5년 이상 해외에 거주하거나, 결혼 또는 입양을 통해 외국 국적을 취득해야 한다. 이에 따라 슬로바키아에 거주하는 헝가리계 주민들은 실질적으로 이중 국적을 얻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출처: Daily News Hungary)
이번 헝가리와의 시민권 협정 종료 결정은 헝가리계 주민을 포함한 슬로바키아 내 소수민족의 시민권 문제를 다시금 주목받게 있다. 헝가리계 주민들은 이번 조치를 통해 자녀들의 국적 선택에 있어 더 큰 선택권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자국 내 이중 국적에 대한 제한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 협정이 향후 슬로바키아와 헝가리의 이중 국적 정책과 소수민족의 시민권에 보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향후 동향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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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비데크: 헝가리어로 “높은 땅”이라는 뜻한다. 헝가리 북부 국경 인근의 지역으로 오늘날 슬로바키아 남부 지역을 지칭한다. (출처: 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