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6일 워싱턴 포스트 (The Washington Post)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California)주(州)에 본사 둔 다국적 기술 기업인 애플사(Apple. Inc)에서 새롭게 출시한 분실물 추적 장치 에어태그(AirTag)가 자칫 스토킹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에어태그는 열쇠나 가방 등 분실될 여지가 큰 사용자의 물품에 부착하여,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어디에 둔 지 잊더라도 스마트폰을 통해 위치를 추적하여 금방 찾을 수 있도록 설계된 동전 모양의 블루투스 기기이다. 등록한 에어태그가 근처에 있다면, ‘정밀 탐색’ 기능을 활용해 물품에 부착된 에어태그까지의 정확한 거리와 방향까지도 확인이 가능하여 분실된 물건들을 손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의 기술 칼럼니스트(Columnist)인 제프리 파울러(Geoffrey A. Fowler)는 에어태그 사용기에서 에어태그는 분실물 찾기를 도와주는 동시에 값싸고 효율적인 스토킹의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누군가 의도적으로 가방이나 차에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동안 에어태그를 넣어둔다면 그 사람이 어딜 가든 은밀하게 추적하는 데에 쓰일 수 있다는 뜻이다.
파울러는 에어태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스토킹의 위험성을 증명하기 위해 그의 동료들과 함께 모의 실험을 진행했다. 동료의 에어태그를 자신의 가방에 넣어두고 일주일 동안 샌프란시스코 베이 일대 (San Francisco Bay Area)를 돌아다니는 동안 실시간으로 자신의 위치 정보가 동료의 아이폰(iPhone)에 전송됐고, 특히 집에 있는 동안은 자신의 정확한 주소까지 전달됐다고 전했다. (출처: 워싱턴 포스트)
애플은 이러한 지적에 에어태그는 프라이버시(privacy) 보호를 중점에 두고 설계됐다는 공지를 전했다. 가령 에어태그를 숨겨둔 사람과 떨어진 지 3일 정도가 지나면, 에어태그에서 경고음이 울리며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또한 범죄 예방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모의 실험에서는 3일이 지나자 애플 측의 설명대로 에어태그에서 경고음이 울리기는 했으나, 이는 ‘짹짹’ 소리와 함께 15초 정도가 지속됐을 뿐이고, 더욱이 3일이 지나야 피해자에게 경고음이 울린다는 것은 ‘엄청난 스토킹이 가능한 시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듯 에어태그의 안전성 여부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4월 30일을 기점으로 에어태그가 출시된 상황이다. 아직 에어태그를 이용한 스토킹 범죄는 신고되지 않았으나, 미국 시민들은 30달러(한화로 약 3만원)에 에어태그를 구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스토킹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다. 디지털 스토킹은 살인을 포함한 물리적 학대와 깊게 연관되어 있고, 피해자에게 끔찍한 피해를 주는 범죄이다. 누구나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에어태그는 추후 오히려 큰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할지도 모른다. 좋은 취지로 개발된 기기를 악용해 피해를 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애플은 스토킹을 예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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