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5월 19일 리오 타임즈(The Rio Times)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입법위원회(IL – El Salvador)는 현재 시행 중인 낙태죄*에 대한 개정 법안을 상정했다. 이는 2016년 여성단체와 페미니스트, 인권옹호자들의 지지를 받는 좌파 정당인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The leftist Farabundo Martí National Liberation Front, FMLN)의 제안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엘살바도르는 현재 엄격한 낙태죄를 적용 중인 대표적인 나라이다. 엘살바도르는 어떠한 예외도 허용하지 않고 낙태를 불법으로 정하여 임신중절 수술을 받은 여성은 가중살해죄로 기소돼 30~50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개정 법안에서는 낙태가 임산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목적일 때, 임신이 강간으로 인한 결과일 때, 태아의 기형이 있는 경우일 때, 미성년자의 경우 법정 강간** 또는 성폭력으로 인한 임신일 때 낙태를 승인하는 것을 고려했다.
이번 낙태죄 법안 개정에 대한 분위기는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여당 누에바스 아이디어(Nuevas Ideas, NI) 출신 법제위원회 위원 가르시아(García)는 엘살바도르 여성의 존엄성과 관련된 법안 발의를 보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제사면위원회(Amnestion International for the America) 이사 에리카 게바라-로사스 (Erika Guevara-Rosas)는 지금까지 지켜온 낙태 전면금지가 심각한 인권 침해로 이어지며 엘살바도르의 국제적 수치라고 주장하며 낙태죄 개정 법안 발의를 촉구했다.
최근 낙태죄반대에 대한 엘살바도르의 관심은 급증한 상태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주 인권재판소가 라틴 아메리카 전역에서 낙태에 관한 논쟁을 벌이던 도중 공개된 한 여성의 사연이 그 시작이다. 당시 33세였던 마누엘라는 임신 중 유산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이튿날까지 출혈이 멈추지 않은 상태였지만 담당 의사로부터 ‘낙태 시도를 한 것 아니냐’는 추궁을 받았다. 마누엘라는 곧바로 낙태죄 혐의로 기소되었고 결국 태아에 대한 살인 혐의가 추가돼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복역 중이던 마누엘라는 2010년 림프암 진단을 받고 사망했다. 이 사연이 알려지고 엘살바도르의 여성들은 마누엘라의 죽음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며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출처 : 서울신문, 머니투데이)
낙태는 인권과 공중 보건 문제로 이어져 논의가 필요한 문제이다. 여성의 인권과 태아의 생명 사이의 적절한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기에 많은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저출산 문제도 심각해짐에 따라 낙태와 저출산을 연계하여 생각하기도 한다. 엘살바도르의 낙태죄 개정 법안이 논의된 시점에서 여성과 태아에게 가는 피해가 최소화되는 형태로 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더 나아가 보건 의료 시스템 체계의 마련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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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낙태법) : 합법적 낙태의 요건과 절차를 정한 법률을 말한다. 현재 임산부의 요청에 따른 낙태를 허용하거나 처벌하지 않는 나라는 60여 개국이며, 경제적 사유가 있을 때 낙태를 허용하는 국가는 10여 개국이다. 반면, 바티칸 시국, 몰타, 도미니카 공화국,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등 5개국은 낙태를 예외 없이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출처 : 위키백과)
**법정 강간 : 법률로 규정한 미성년자와 미동의 성행위를 하는 것 (출처 : 네이버 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