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5일 엘살바도르(El Salvador) 언론사 디아리오엘살바도르(Diario El Salvador)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국회는 치안 강화를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다음 달까지 30일 더 늘리는 안건을 승인했다. 지난해 3월 27일 나이브 부켈레(Nayib Bukele) 대통령의 요청으로 국가 비상사태가 처음 선포된 이후 12번째로 다시 승인된 것이다. 이로써 엘살바도르는 국가 비상사태로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한 지 꼬박 1년을 맞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한 이후 엘살바도르에서는 영장이나 명확한 증거 없이도 일반인에 대한 구금이나 주거지 등에 대한 임의 수색이 가능하다. 시민 집회 또는 결사의 자유와 통행의 자유도 일부 제한된다. 국가 민사 경찰(Policia Nacional Civil)의 보고서에 따르면,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난 2022년에는 495건의 살인 사건만 등록되어 엘살바도르 역사상 가장 안전한 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는 1,147건의 살인 사건이 등록된 2021년 보다 대폭 하락한 수치이다.(출처:Policia Nacional Civil) 부켈레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Twitter)에 일일 살인 사건 수를 수시로 올리며, “(비상사태 이후) 사건이 현저히 감소했다”고 정책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도 범죄에 대한 강경 진압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일부 인권 단체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상 체제를 연장하면서까지 범죄와의 전쟁을 대대적으로 벌이는 과정에서 2022년도에만 약 10만 명에 달하는 용의자가 엘살바도르 군⋅경에 의해 체포되어 투옥되었다. 이는 엘살바도르 전체 성인 인구의 약 2%에 달한다.(출처:CNN) 이처럼 엘살바도르 정부가 범죄 카르텔(Kartel) 소탕을 이유로 많은 인원을 구속하자, 인권 단체는 범죄와의 전쟁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이 체포되는 인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수사 방식을 사용하는 엘살바도르 정부의 행보를 비판했다.
또한, 지난 1년간 장기화된 정부의 강압적인 수사태도가 부양가족이 있는 여성들에게 경제적 부담과 돌봄 부담을 증가시켰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엘살바도르의 경제학자 타티아나 마로킨(Tatiana Marroquín)은 비상 체제의 영향은 적법성이나 공공 보안의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비상 체제는 대다수 가족과 사회 및 경제적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또한 비상 체제가 전통적으로 가계 경제를 돕는 남성이 체포되면서 소득 창출의 접근성이 적었던 여성에게 경제적 결핍을 증가시키고, 가계 경제를 포함해 국가 경제에 타격을 주어 기존의 위기와 불평등을 악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출처:La Prensa Grafica)
인권 침해와 사회·경제적 타격에 대한 우려와 비난에도, 지난 2월 시행된 2024년 재선을 겨냥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부켈레 대통령의 지지도는 90% 이상에 달하였다.(출처:Prensa Latina) 부켈레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엘살바도르의 강경한 범죄 대응 체제인 비상 체제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지 향후 대통령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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