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6일 영국(United Kingdom) 언론사 로이터(Reuters)에 따르면, 2017년 영국의 런던(London) 그렌펠 타워(Grenfell Tower)에서 화재가 발생한 이후 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건설업체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렌펠 타워 화재는 72명의 목숨을 앗아가 영국 전역에 큰 충격을 안겼다. 화재의 원인으로는 건물 외장재에 사용된 가연성 물질인 폴리에틸렌 코어(polyethylene core)가 지목되었다. 또한 해당 물질이 영국 내 수천 개의 건물에 가연성 외장재로 덮여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영국 정부는 외장재 교체 비용을 부담하며, 책임 있는 건설업체들로부터 비용을 회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로이터의 조사에 따르면, 가연성 외장재를 설치한 103개의 공공 주택 중 단 5곳의 소유주만이 건설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 중 3곳만 일부 보상을 받았다. 총 교체 비용인 약 2억 6천만 파운드(Pound)(한화 약 5,265억 원) 중 회수된 금액은 13%에 불과하다. 주요 원인으로는 정부가 설립한 외장재 교체 기금의 규칙이 꼽힌다. 공공 주택 소유주가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보상금은 정부에 반환해야 하며, 패소 시 소송 비용은 모두 소유주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23년 9월 공식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당시 설치된 외장재와 관련된 기업들이 모두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이 검토한 103개의 공공 주택 건물에는 다양한 시공사가 참여했으며, 이 중에는 영국의 윌모트 딕슨(Willmott Dixon)과 알루멧(Alumet), 프랑스 상장기업 부이그(Bouygues SA), 미국 사모펀드 아폴로(Apollo)가 소유한 유나이티드 리빙(United Living) 등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윌모트 딕슨, 부이그, 아폴로는 외장재 계약에 대한 의견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알루멧 역시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피해자와 주민들의 분노는 여전히 뜨겁다. 셰필드(Sheffield)의 한 공공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 존 코손(John Cawthorne)은 “우리도 그렌펠 화재와 같은 참사를 겪을 뻔했다”며, “책임자들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은 너무나 부당하다”고 말했다. 현재 시민 단체들은 정부가 소송 비용을 지원하고, 책임자들에게 보다 강력히 대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영국 전역에서는 여전히 약 1,800개의 건물들이 가연성 외장재로 덮여 있어 안전하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외장재 교체 비용으로 총 40억 파운드(한화 약 7조 2,622억 원)가 필요하다고 추산했으나,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부족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가 책임자들을 강경히 처벌하고,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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