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12일 유럽 언론사 유로뉴스(Euronews)에 따르면,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여성 인권 단체들의 캠페인(campaign) 끝에 영국(England) 정부는 길거리 성희롱을 보다 강력하게 처벌하는 법안을 지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법안이 통과되면 본래 6개월이었던 최고 형량은 2년으로 늘어난다. 수엘라 브레이버만(Suella Braverman) 내무부 장관은 “모든 여성은 괴롭힘이나 폭력의 두려움 없이 안전하다고 느끼며 거리를 걸어야 한다”며, 이 법안을 지지하는 이유를 밝혔다.
새 법안의 처벌 대상에는 캣콜링(catcalling) 및 공격적인 움직임, 밤에 누군가의 뒤를 가까이에서 따라가는 행위, 통행을 방해하는 행위, 걷는 사람 옆에서 천천히 운전하며 접근하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이 법안을 발의한 그레그 클라크(Greg Clark) 보수당 의원은 “거리에서 여성을 학대하는 행위가 아예 용납될 수 없다는 문화를 확립하는 것이 이 법안의 목적” 이라고 말했다. 현재 영국 의회는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이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높다.
작년 집으로 귀가하던 사라 에버라드(Sarah Everard)가 경찰관에 의해 납치, 강간 및 살해되고 난 후, 영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일어나는 성희롱에 대한 분노가 겉잡을 수 없이 거세셨다. 이 사건은 경찰 개혁과 여성에 대한 보호를 요구하는 시위로 번졌고, 공공장소에서 여성이 혼자 있을 때 직면하는 위험에 대한 인식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었다.
2021년 UN Women UK(United Nations Women United Kingdom)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모든 연령대의 여성 중 71%가 공공장소에서 성희롱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여성과 소녀들은 더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단 3%만이 공공장소에서 성희롱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성희롱을 겪은 여성들 중 95% 이상이 상황을 별로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신고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성희롱 사건은 보고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UN Women UK는 여성들의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를 개혁하고 대중의 신뢰를 다시 확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France)와 벨기에(Belgium)와 같은 EU(European Union) 국가들은 이미 길거리 성희롱을 처벌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가해자에게는 벌금과 징역형을 선고했다. 2018년 프랑스는 길거리에서의 언어적 성희롱 또한 범죄로 규정하고, 경찰이 현장에서 가해자에게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결과, 4년이 지난 지금까지 프랑스 경찰은 최소 4,700건의 성희롱 사건을 보고했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낮은 수치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여성의 81%가 길거리 괴롭힘을 당했다. 하지만 이들 중 2%만이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거리 성희롱과 괴롭힘에 대한 영국 정부의 강력한 처벌이 사건 발생의 빈도를 줄일 수 있을지 혹은 원활한 신고와 보고를 확대할 수 있을지, 향후 강력한 처벌의 시행 효과를 지켜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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