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31일 영국 언론사 더 가디언(The Guardian)에 따르면, 영국이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을 탈퇴한 지 3년이 지나면서 경제가 대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2016년 6월 23일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결정짓는 국민투표에서 찬성 51.9%, 반대 48.1%로 최종 탈퇴를 확정했다. 이후 유럽연합과 탈퇴를 위한 오랜 협상 끝에 지난 2020년 1월 말 마침내 유럽연합을 공식 탈퇴했다. 탈퇴 찬성률이 높았던 지역은 잉글랜드(England)의 웨스트미들랜즈(West Midlands), 이스트미들랜즈(East Midlands), 북동부 잉글랜드 등이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북서부 잉글랜드 랭커셔주(Lancashire) 블랙풀(Blackpool), 북동부 잉글랜드 요크(York)주 등은 탈퇴 찬성률은 65%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에 스코틀랜드(찬성 38%, 반대 62%), 광역 런던(London, 찬성 40%, 반대 59.9%), 북아일랜드(찬성 44%, 반대 55.8%)는 탈퇴 반대가 우세했다.
이번 영국 경제의 대혼란은 브렉시트(Brexit)이후, ‘탈퇴 옹호자’들이 내세우던 경제 개선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지역 균형 발전이 후퇴한 것과 깊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브렉시트 탈퇴에 반대가 더 많았던 선거구 중 런던, 잉글랜드 남동부 등에서는 부유한 지역과 그 외 지역의 경제적 격차가 줄어든 곳이 많았다. 반면 유럽연합에 대한 반발과 상대적 박탈감으로 탈퇴 찬성률이 가장 높았던 50개 선거구 중 90%에서는 수도권 지역과 경제·복지 격차가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탈퇴를 찬성한 선거구의 86%는 2019년에도 런던 등에 비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으나, 4년 사이에 그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브렉시트에 대한 찬성이 우세했던 지역 중 경제·복지 상황이 개선된 선거구도 있었으나, 그마저도 대부분이 광역 런던에 속한 곳들이었다. 지난 4년 간 유럽연합의 탈퇴 이전과 별 차이 없이 경제적 혜택이 런던 주민들에게만 돌아간 셈이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늘어나면서 브렉시트를 뒤늦게 후회하는 브리그렛(Bregret, Britain+regret)이나, 영국의 경제가 이탈리아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브리탤리(Britaly)등의 신조들도 생겼다.
사실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강행한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 전 총리는 강경 브렉시트 반대파였다. 국가의 명운을 국민투표에 맡기고 브렉시트가 확정되자 총리 사임을 발표한 캐머런 총리나, “우리 대영제국이 왜 독일 메르켈(Merkel)의 이야기나 들으며 난민을 받아줘야 하냐”고 주장했던 나이절 폴 패라지(Nigel Paul Farage)과 같은 선동 정치가들이 짊어져야 할 책임은 일반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이번 경제 대혼란으로 영국 내에서 브렉시트에 대한 의견 대립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브렉시트라는 거대한 문제 속에서 영국 정부가 돌파구를 찾아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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