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9일 BBC News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지난 6월 헝가리 정부가 학교 성교육 및 18세 이하 미성년자 대상 영화와 광고 등에서 동성애 묘사를 금지한 법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유럽연합(EU)의 더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6월은 스톤월 항쟁(Stonewall riots)1)을 기념해 성 소수자 인권의 달(LGBTQ Pride Month)이다.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 행사는 스톤월 항쟁 이듬해인 1970년부터 시작되었다. 따라서 이날을 기념해 성 소수자들은 매년 6월 프라이드 퍼레이드(Pride parade) 또는 퀴어 퍼레이드(Queer parade)라고 불리는 행사를 벌인다.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멕시코, 터키 등 세계가 무지갯빛으로 뒤덮일 동안 헝가리는 성 소수자를 차별하는 법안을 통과 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법안은 학교 성교육이나 18세 이하 미성년자 대상 영화와 광고 등에서 동성애 묘사를 금지하는 내용으로 소아성애자들에 대한 처벌 증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 회원국 정상 및 인권 단체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은 “이 법안은 아동 보호를 성적 지향에 근거해 사람들을 차별한다”며 “치욕”이라고 혹평했고,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10여 개국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공동서한을 발표했다. 비평가들은 “헝가리의 새 법이 동성애를 소아성애와 동일시한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유럽의회는 헝가리의 반(反)LGBT법안이 ‘EU의 가치, 원칙, 법’을 위반한다고 전하면서 해당 법안을 비난하고 EU 기금 지원을 보류하는 등 즉각 법적 조치를 취하라고 EU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의결하여 찬성 459표, 반대 147표, 기권 58표로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에는 헝가리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EU의 경제회복기금 지원 중단과 같은 징벌적 조치를 취해야 하고, EU는 법치주의를 위반하는 회원국에 대한 예산 분배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유럽사법재판소(European Court of Justice, ECJ)는 법안을 주도한 헝가리 우파 민족주의 집권당에 대한 법적 조치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an) 헝가리 총리는 “어떤 조치를 취하든 간에 우리는 LGBT 활동가들이 우리 아이들의 유치원과 학교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더불어 “좌파 자유주의에 휩싸인 유럽에서 헝가리의 기독교적 가치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오르반 총리는 이민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제한하고, 법원과 언론을 정치화한다는 혐의로 EU 내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서유럽 국가보다 보수적이고 가톨릭 신자가 절반인 헝가리는 보수적 사상과 종교를 이유로 성 소수자 권리에 대해 관대하지 않다. 지구촌이 성 소수자에 관대해지며 성 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정책들이 꾸준히 나오는 가운데, 헝가리의 성 소수자 차별법은 세계적 추세에 역행한다고 볼 수 있다. EU의 비판에 대해 헝가리정부가 어떠한 방향으로 반LGBT법 문제를 해결할지 주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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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69년 6월 28일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 술집 스톤월 인을 경찰이 급습한 것에 맞서 성 소수자 집단이 스톤월에서 자발적으로 데모를 일으킨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