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3일 마이니치(每日) 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찰청에서 청각 안내 시스템이 설치된 신호등을 일본 전역에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첨단 보행자 정보 시스템 픽스(PICS : Pedestrian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Systems)를 도입한 이 신호등은 사용자의 스마트폰과 연결하여 교차로의 신호 상황을 음성으로 안내하는 시스템을 갖추었으며, 시각장애인들이 교차로를 안전하게 건너는 것을 목표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2020년 3월 말 미야기(宮城), 시즈오카(静岡), 지바(千葉)현에 처음으로 도입돼 4월부터 정식 운영된 픽스는 신호등 제조업체 일본 신호 주식회사(日本信号株式会社)의 무료 스마트폰 앱 ‘신고!(信GO!)’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이 앱은 청각 안내 외에도 스마트폰 진동 시스템, 보행 시 녹색 신호 시간을 연장할 수 있는 기능 또한 제공한다.
경찰청은 시각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한 시설 개선을 목적으로 현재 설치된 신호등 (3개현 74개소) 외에도 올해 안에 사이타마(埼玉), 후쿠오카(福岡)현을 포함해 약 60개의 픽스 신호등을 추가로 설치 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내년에는 25억 6천만 엔(한화 약 271억 8천만 원)의 예산을 편성하여 약 2,000대의 픽스 신호등을 도시 지역 중심으로 설치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획기적인 기술을 도입하였지만 아직 문제는 남아있다. 일본 시각장애인연맹의 사사키 무네마사(佐々木宗雅) 과장은 스마트폰의 특성상 물리적 터치가 가능한 버튼이 없어 시각장애인의 약 20~30%만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픽스를 수용한 신호등을 설치해도 시각장애인 과반수가 이 시스템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소리에 예민한 시각장애인은 신호등과 스마트폰 간 연결 문제 발생 그리고 신호등에서 나는 소리가 아닌 스마트폰에서 나는 소리로 방향 판단의 어려움을 겪어 오히려 보행 시 사고율이 높아질 수 있다.
‘장애인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일본은 1949년 장애인 복지법이 제정된 이후 장애인 복지 및 권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장애아동 전문 재활병원부터 철도 어디서나 발견할 수 있는 장애인 전용 경사로 및 엘리베이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표지판, 장애인 전용 콜택시 등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시설이 곳곳에 설치되어있다. 일본은 장애인 전용 시설에서 그치지 않고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1의 개념을 중심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차별하지 않고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공용품추진기구(共用品推進機構)의 활동이 그 예로, 장애인의 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각 안내 시스템이 도입된 신호등 또한 일본의 장애인 복지 발전을 향한 발걸음으로 앞으로의 장애인 복지가 어떻게 발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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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 다양한 사용자를 포괄하는 보편적인 디자인으로 성별이나 나이, 장애, 언어 등으로 인해 이용에 제약을 받지 않도록 디자인 된 것이 특징이다. (출처 : 네이버 시사상식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