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6월 2일 일본 언론사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에 따르면, 사이타마현(埼玉県) 기타모토시(北本市)가 아동 수 감소로 폐교된 초등학교를 개조해 고령자 공간과 공공서비스 기능을 통합한 복합 시설로 전환하면서 일본 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지방 도시가 기존의 공간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행정 운영의 효율화를 시도한 사례로 평가받은 것이다.
기타모토시는 2021년 3월에 폐교된 사카에초등학교(栄小学校)의 4층 건물의 두 동을 개조해 ‘사카에 시민활동교류센터(栄市民活動交流センター)’로 탈바꿈시켰다. 기존 교실 50여 개는 고령자 라운지, 회의실, 강의실 등으로 용도를 변경했고, 시 교육 시설과 보건 시설도 함께 입주했다. 특히 고령자 라운지에는 e스포츠(e-sport)용 게임 장비를 마련했으며, IT(Information Technology, 정보통신 기술)에 익숙한 청년들이 어르신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치는 교실을 운영하는 등 세대 간 교류가 가능한 공간도 조성했다. 이러한 행정 기능은 본래 시내 여러 지역에 퍼져 있었으며, 대부분 1970년대에 지어진 노후 건물에서 담당하고 있었다. 만약 노후된 건물을 개보수할 경우 과도한 비용이 발생하기에 폐교된 학교 건물을 활용해 행정 기능을 집약하고, 예산을 절감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기타모토시의 사례는 폐교를 복합 공간으로 전환해 지역 사회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강원도 정선군의 ‘정선아리랑학교’ 사례와 유사하다. 정선아리랑학교는 1996년 폐교된 매화분교를 개조해 1998년부터 운영되고 있으며, 아리랑 전승 교육, 문화예술 프로그램, ‘추억의 박물관’ 등을 통해 폐교를 지역 내 문화를 공유 및 확산하는 공간으로 재구성한 사례이다. 학교 시설은 지역 주민과 방문객을 위한 교육·전시·체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지역 상권과의 연계를 통해 경제적 파급효과도 창출하고 있다. (출처: 한라일보)
기타모토시와 정선군은 각각 고령자 복지 및 행정 기능의 통합, 지역 문화자산의 보존이라는 상이한 목적을 갖고 있다. 하지만 모두 폐교라는 유휴 공간을 새로운 지역 거점으로 재구성했다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특히 별도의 대규모 예산 투입 없이 기존 자산을 활용하고, 지역 주민의 실질적 수요에 기반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공간의 지속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향후 저출산·고령화 및 지방 인구 감소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폐교를 활용한 사례는 단순한 시설 재생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의 회복과 자립 기반의 마련을 위한 전략으로 기능할 수 있다. 기존 공간을 창의적으로 전환하고, 세대 간 교류와 지역 정체성을 회복 및 실현하는 사례들이 앞으로도 각 지역의 여건에 맞춰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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