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22일 Euronews에 따르면, 미국 출신의 가수 겸 댄서인 조세핀 베이커(Joséphine Baker)가 흑인 여성 최초로 프랑스 파리의 국립묘지 팡테옹(Panthéon)에 안장된다고 전했다. 팡테옹은 프랑스의 역사를 대표하는 위대한 인물들을 기리기 위한 국립묘지로 팡테옹에는 장 자크 루소, 빅토르 위고, 장 모네, 마리 퀴리, 피에르 퀴리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위인 80명이 안장되어있다.
80명의 안장자 중 여성은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받은 과학자 마리 퀴리와 철학자 겸 프랑스 정치인 시몬 베유 등 5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모두 백인으로 베이커는 팡테옹에 안장되는 최초의 예술가이자 흑인 여성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1906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베이커는 7세부터 청소부로 일하며 10대 시절 결혼과 이혼, 재혼을 반복하며 평탄치 않은 삶을 살았다. 길거리 극단과 뉴욕 브로드웨이를 거쳐 19살 때인 1925년 프랑스 파리에 입성했다. 베이커는 파리의 관객을 사로잡았고, 치마를 입고 노래하며 춤추는 그는 검은 비너스로 불렸다. 베이커는 1937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하고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1939년 프랑스 저항군에 입대했다. 자신이 유명인인 점을 이용해 유럽 전역의 사교계를 누비며 비밀 정보를 수집하여 전달했고, 나치군에 쫓기는 유대인에게 은신처도 제공했다. 전쟁 후에는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며 1963년 8월 마틴 루서 킹 목사와 함께 워싱턴 행진에 참여하여 인종차별 철폐를 외쳤다.
팡테옹에 위인을 안치할 권한은 프랑스 대통령이 가진 임기 동안의 특전이다. 베이커의 가족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베이커를 팡테옹에 안장해달라고 오래전부터 요청한 것을 비롯해 약 3만8000명이 청원했다. 이들의 오랜 노력 끝에 마침내 베이커는 세계 대전 당시의 공로와 인종차별 철폐에 앞장선 점을 높이 평가받으며 팡테옹에 안장될 위인으로 선정되었다.
현재 모나코에 잠들어있는 베이커는 11월 30일에 팡테옹으로 이장될 예정이다. 11월 30일은 1937년 그가 프랑스인과 결혼해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날이다. 베이커는 생전 프랑스 역사에 위대한 업적을 남겨 프랑스 최고의 영예로 간주하는 팡테옹에 안장되었으며 사후에도 팡테옹에 안장된 최초의 흑인 여성이라는 업적을 남기게 되었다. 프랑스 역사에 길이 남을 큰 업적을 이룬 베이커는 앞으로도 프랑스 역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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