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10일 유로뉴스(euronews)에 따르면 체코 프라하 주정부는 최근 고속도로 제한속도를 130km/h에서 150km/h로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만약 이같은 도로교통법 수정안이 상원에서 통과될 경우, 체코 고속도로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제한속도를 가진 도로가 된다. 체코 교통부가 2015년 유사한 수치의 제한속도 변경을 추진한 바 있지만, 상원과 대통령까지 나서 공개적으로 서명을 거부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던 중 최근 체코의 억만장자 라딤 패서가 속도 제한이 없는(권장 속도:130km/h) 독일의 고속도로 아우토반에서 최고 시속 417㎞로 질주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속도제한이 없는 독일 최고의 고속도로 아우토반의 권장속도를 고려할때도, 체코 고속도로 제한속도 150km는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체코 주정부가 고속도로 제한속도를 높이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체코의 도로 관리 및 품질 상태는 엘살바도르, 이란, 감비아보다 낮은 수치로 세계 74위를 차지했다. 2019년 조사에서는 76위로 하락해 유럽연합(EU)내에서 5번째로 최악의 순위를 기록한 바 있다.
체코 정부는 수도 프라하와 브르노를 연결하는 D1 고속도로 현대화 작업을 최근 마쳤다. 1967년 착공해 수십년이 소요되었지만 장기화된 공사로 국민들의 불편이 누적되면서 체코 정부가 제한속도 등을 높이는 조치로 도로가 잘 건설되었다는 것만 강조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2021년 12월 집권한 새 연립정부는 새 교통부 장관을 내정하고 고속도로 속도 제한을 높이고 국가 도로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도로 교통법 개정안을 상원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코 정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체코의 도로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는 2010년 GDP의 약 1%에서 2020년 0.6%로 떨어졌다. 그러나 2010년 대비 2016년 이후 모든 체코 도로의 교통량이 15% 이상 증가하면서 도로 시설 확충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최근 교통부가 SNS을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과반이 넘는 사람들이 제한속도 증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체코 시민들의 운전성향을 고려할때 제한속도를 170km/h로 늘리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과 “규정을 잘 준수하지 않는 체코 운전자들은 150km에서 멈추지 않아 더 위험할 것.” 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체코 고속도로 최소 제한 속도는 70km/h로, 최고제한속도 150km/h와 약 2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율적이고 편리한 교통 인프라 운영’과 ‘안전’ 사이에서 체코 정부의 조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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