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12일 중남미 언론사 메르코 프레스(Merco Press)에 따르면, 칠레(Chile)에서 주 당 근로시간을 줄이는 법안이 승인되었다. 현지시각 4월 11일 화요일, 칠레의 하원의원들은 주당 근로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는 찬성 127표, 반대 14표, 기권 3표로 나와 최종적으로 새로운 법안은 통과되었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에 따라 기존에 주당 45시간이었던 근로시간이 주당 40시간으로 줄어들게 된다. 근로시간 단축은 2024년부터 시행되지만, 곧바로 주당 40시간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근로시간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첫 해인 2024년에는 1시간을 단축한 44시간, 그리고 2025년에는 43시간으로 매 년 한 시간씩 줄여나며, 본격적으로 2028년에 주당 40시간을 근무하게 되는 것이다.
주당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4X3″이라고 불리는 조항도 새롭게 만들어졌다. 4X3조항은 4일 동안 근무하고 3일을 휴무로 정할 수 있는 주 4일제와 관련된 내용이다. 또한, 12세 미만의 아동을 둔 부모의 경우에는 최대 2시간까지 출근 및 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일명 유연근무제도 함께 도입될 전망이다.
주당 근로시간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은 6년 전 칠레 공산당의 국회의원들로부터 시작되었다. 현 정부의 발레호(Camila Vallejo) 대변인과 카롤 카리올라 (Karol Cariola) 부대변인은 2017년에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된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지만, 기각된 바 있다. 2022년에 취임한 칠레 대통령 가브리엘 보리치(Gabriel Boric)는 작년 선거운동 기간 동안 노동자들의 권리를 약속했으며, 취임한 후 해당 법안을 적극 추진하기 시작했다. 칠레 노동부(Labor and Social Security Minister of Chile) 장관인 히아네트 하라(Jeannette Jara)역시 해당 법안은 노동자들의 권리를 증진시키기 위한 법안이라며, 적극 수용했다. (출처: Peoples Dispatch)
칠레는 에콰도르(Ecuador)에 이어 두번째로 주 40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는 국가가 되었다. 라틴 아메리카 지역(Latin America, 중남미 지역)은 일하는 시간이 가장 긴 지역 중 하나이다. 무려 10개국이 주 48시간 근무를 하고 있다. 이는 하루에 9.6시간씩 일하고 있는 것과 같다. 최근 들어 환경, 휴식권 보장, 노동자 인권 등의 이유로 주 4일제에 관한 실험을 진행 중이거나 혹은 관련 법안을 도입하는 국가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칠레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칠레 이외의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도 노동자들의 인권과 근무 환경을 살펴보고, 제도적 개혁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칠레의 주당 노동시간 감소가 일의 효율성 및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과 다른 라틴 아메리카 국가의 제도적 개혁에 어떠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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