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5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 South China Morning Post)에 따르면, 태국의 중국산 잠수함 도입이 난항에 빠지면서 주요한 정치적인 문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중국의 039A/041형(Type 039A/041) 잠수함*, NATO 코드명* 위안(元)급 디젤 잠수함이 차기 태국의 잠수함으로 최종 낙찰된 것은 중국 국방 수출 계획의 최대 쾌거 중의 하나였지만, 핵심 부품의 확보에 실패하면서 사업이 난항에 빠지게 된 것이다.
태국의 잠수함 도입 계획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태국은 위안급 잠수함과 함께 러시아의 636 바르샤반카급(636 Варшавянка, NATO 코드명: Kilo-class submarin), 프랑스의 스코르펜급(Classe Scorpène), 대한민국의 장보고급 잠수함 등을 참가시켜 경쟁 입찰 방식으로 차기 잠수함 도입을 결정하였다. 중국은 이 정에서 군사적 우방국 정책 하에, 군수 수출 규모 3배의 대응 구매*, 25년의 할부와 무제한 보증 혜택을 제시하며, 3억 9,200만 달러 규모의 사업 경쟁에서 최종 승자가 되었다. 이러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 수 있었던 이유는 태국이 남중국해에 있는 국가 중에서 군부 독재에 의한 친중 행보를 보이고 있었으며, 중국의 잠재적 적국인 베트남을 견제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업을 둘러싼 석연치 않은 부분이 속속들이 밝혀지면서 잠수함 도입 사업에 대한 여론은 악화 일변도로 변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대의 잠수함 중 선도함 1번째는 2024년 인도가 예정되어 있지만, 2번함과 3번함의 인도는 COVID-19 사태 이후의 예산 압박으로 불확실한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위안급 잠수함에 탑재된 독일의 MTU사(MTU Friedrichshafen GmbH)의 엔진이 유럽연합(EU,European Union)의 무기 금수조치로 인해 수출이 거절되었다는 것이다. EU는 1989년 텐안먼(六四事) 민주화 운동 당시 중국 공산당의 무력 진압에 반발하면서 중국에 대한 무기 금수조치를 단행한 이후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냉전이 끝나고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중국을 향한 인권 개선의 압력도 거세졌으나, 개선된 사항은 매우 미진하였다. 또한 무기금수 조치에 대한 철회 논의가 개별 회원국 차원에서 산발적으로 전개되면서 오히려 단일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유럽연합의 취약성도 드러났다. 더불어, 프랑스와 독일 등 대표적인 방산 수출국은 제재를 피하고자 군사용과 민간용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 용도’ 명목으로 군용 제품을 수출해왔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중국에 도입된 위안급 잠수함의 MTU 396엔진 역시 이러한 이중 용도 명목으로 도입되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유럽의 견제 움직임과 함께 잠수함을 태국에 수출하는 과정에서 독일의 태도가 변화한 것이다. (출처: 연합뉴스)
태국 해군은 지난 2월, 중국 국영 조선업체와 협의하여 엔진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가 언제 끝날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또한, 태국의 야당 정치인들은 2017년 협정이 체결될 당시 중국이나 태국이 독일의 금수조치를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왔다. 태국 해군은 앞서 중국이 독일제 MTU 엔진의 사용을 명시한 당초 계약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량의 예산이 투입되는 무기도입 사업이 난항을 겪는 것은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단기간의 협상과 함께 장기적인 시점에서 변화하는 국제환경의 변화도 잘 예측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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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9A/041형 잠수함 : 스털링기관 AIP 추진 잠수함이다. 디젤 잠수함이며, 유안급 잠수함이라고도 불린다. (출처 : 조선일보)
*NATO 코드명(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reporting name) : 북대서양 조약기구 NATO에서 적국인 구 소련과 동유럽, 중국이 보유한 무기에 명명하던 이름이다. 냉전 시기 공산권 국가들은 정식 배치된 무기들의 제식(制式) 명칭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서방에서는 이러한 조치를 취해야 했다. (출처 : 논문 ‘NATO 코드명과 러시아(구소련) 항공기의 이름에 대해‘)
*대응 구매 : 대응수입 계약조건에 따라 수출액의 일정 비율에 상당 하는 상품을 대응 수입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만 달러 규모의 수출에서 3배의 대응 구매를 계약했다면, 3만 달러 규모의 물자를 수입하거나 구매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두 거래에서 하나의 계약서와 하나의 신용장을 사용하는 연계무역과 달리, 각각 다른 계약서와 다른 신용장을 사용하는 거래 형태이다. (출처: 무역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