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11일 유로뉴스(Euronews)에 따르면, 에크렘 이마모을루(Ekrem İmamoğlu) 이스탄불(Istanbul) 시장의 터키 최고선거관리위원회 위원에 대한 모욕 혐의를 다룬 3차 공판에서 검찰 측이 유죄 및 실형 선고와 함께 공직 선출 금지를 구형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야당인 공화인민당(Republican People’s Party)의 당원으로, 2019년 3월 터키의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의 시장에 선출되었다. 이스탄불 시장은 지난 25년간 현 여당인 민주개발당(Justice and Development Party)이 승리했기 때문에, 이마모을루 시장의 당선은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이에 민주개발당은 선거 직후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여 선거 결과를 무효화하려 했고, 그로 인해 선거 몇 개월 후 재선거가 실시되었다. 그러나 재선거 결과에서도 이마모을루 시장은 과반수가 훌쩍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다시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이번 재판은 부정선거 의혹으로 재선거가 치루어졌던 2019년에 이마모을루 시장의 언행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다. 2019년 11월 4일, 이마모을루 시장은 정당한 선거 결과를 무효화하는 것을 “어리석다”라고 평가했는데, 이것이 재선거를 결정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들을 향한 모욕이라는 것이 검찰 측 주장이다. 그러나 이마모을루 시장은 이같은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문제가 되는 발언이 쉴레이만 소일루(Suleyman Soylu) 내무부 장관을 향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소일루 장관은 당시 이마모을루 시장이 유럽 의회 방문 중 터키를 비판했다며 “얼간이”라고 칭한 바 있고, 재판의 원인이 된 발언은 소일루 시장의 이러한 비판에 대한 응답이었다고 설명했다.
금요일 공판에는 폭스티비(FOX TV) 터키 지부의 귈샤흐 인스(Gulsah Ince) 기자가 피고 측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마모을루 시장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녀의 증언에 따르면, 문제 발언은 그녀가 소일루 시장의 발언에 대한 반응을 물었을 때 시장이 답변한 내용 중 일부였다. 인스 기자 외에 2명의 피고측 증인이 더 있었으나, 증언 신청이 기각되어 법정에 설 수 없었다.
사건 담당 검사는 최종 변론에서 이마모을루 시장에 대한 유죄 및 실형 선고와 더불어 공직 선출을 금지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터키 검찰국은 편견이 실린 판결을 우려하며, 판사단의 해임 및 재구성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12월 14일까지 공판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시장 측 변호인들은 이 기간 동안 최종 변론을 허가 받았고, 당국은 판사단 재구성 요구의 타당성을 재검토할 것을 명령 받았다.
터키는 2023년 6월 다음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다. 현 정권에 비판적인 이들은 이번 재판이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는 이마모을루 시장의 대선 및 총선 출마를 막기 위한 행보라고 보고 있다. 시장이 유죄를 선고 받는다면, 시장직 사퇴는 당연하고, 여당 소속 인물 중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ğan, President of Türkiye) 대통령의 측근이 이스탄불 시장직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
에르도간 정권은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등 강압적 통치로 악명이 높다. 중요한 선거를 1년 앞두고 주요 야당 인사를 고발하고, 그 판결을 빌미로 정계 퇴출을 강력히 요구하는 등 정적을 제거하려는 의지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판결은 민주주의 원리에 입각한 공정한 선거를 확립하는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12월 14일 재개될 공판 결과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관련 기사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기사 확인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사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