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0일 중남미 언론사 메르코프레스(Mercopress)에 따르면, 파라과이(Paraguay) 국가 마약 단속국(Secretaría Nacional Antidrogas, SENAD)은 미국(United States of America) 마약 단속국(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 DEA)과의 협력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파라과이의 국가 마약 방지 사무국의 라치드(Rachid) 장관은 이러한 조치가 자원 최적화와 국가 운영 방식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라고 밝혔다. 더불어 “협력의 중단은 협력에 필요했던 운영 인력을 재분배해 다른 분야의 운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라치드 장관이 발표한 성명서에만 기재되어 있을 뿐,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세부 사항을 언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파라과의 명확한 입장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2008년부터 파라과이와 미국은 DEA가 후원하는 민감수사대(Sensitive Investigation Units, SIU)를 통해 마약 밀매와 조직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왔다. 이를 통해 마약 사건에 대한 공동 정보 수집이 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범죄 조직에 대응하는 필수적인 기술 및 재정적 지원 또한 보장받았다. 파라과이의 전 대통령인 아브도(Abdo)는 임기 내내 “조직 범죄는 국경을 초월한다”고 강조하며, 국제 협력이 범죄 퇴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상원 산하의 SIU가 경찰과 조직 범죄 간의 연관성을 밝혀내는 등 수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미국과의 협력 중단에 따라 SIU가 역사적으로 부패가 만연한 국가 경찰로 이관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간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국무부(US State Department)가 파라과이 정치인들에게 제재를 가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아브도 전 대통령은 “정치적 제재로 파라과이가 DEA와의 협력을 중단하게 될 경우 파라과이가 국제 사회에서 신뢰를 잃고, 이에 따라 경제 및 정치적 제재를 받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SIU를 국가 경찰로 이관해 관리하면, 내부 간섭 없이 수사를 처리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된다”며, 미국과의 협력 중단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이의 예시로, 베네수엘라(Venezuela)가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연루되어 있는 마약 조직을 수사했다는 혐의로 내부적인 간섭을 가한 DEA와의 협력을 중단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까지 파라과이와 DEA는 마약 밀매에 맞서 함께 협력해 왔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파라과이의 협력 중단 발표로 파라과이 내 마약 밀수범들의 검거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실제로 협력이 중단되어 SIU가 국가 경찰로 이관된 이후에 파라과이의 마약 사건 검거율과 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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