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22일 유로뉴스(euronews)는 약 2,000명의 폴란드 광부들이 투로 (Turów) 광산 폐지를 촉구하는 유럽 연합 사법재판소의 판결에 대해 반발하며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투로 광산은 체코 국경과 인접한 폴란드 남서부의 갈탄 광산으로, 폴란드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의 7%가 투로 광산과 인접 발전소에서 생산된다.
지난 5월, 유럽 연합 사법재판소는 폴란드 정부에게 기 광산의 운영 중단을 명령했으나, 폴란드 정부에서는 계속해서 광산을 운영해왔다. 이에, 지난 9월 사법재판소는 광산 운영일 하루마다 500,000유로 (한화 6억 8,428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출처: 더가디언 The Guardian)
폴란드 정부는 이러한 사법재판소의 결정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벌금을 감수하고 광산을 정상 운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광산을 폐쇄할 경우, 국가의 에너지 정책에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며 수 백만 폴란드 가정이 에너지 부족으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폴란드는 유럽 연합 국가 중 석탄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전체 에너지 수요의 70%를 석탄으로 충당하고 있다.
투로 광산에서 채굴되는 갈탄은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이다. (출처: AP News). 폴란드의 이러한 행보는 유럽 연합에서 추구하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기에 갈등을 피할 수 없다.
폴란드와 유럽 연합 사이의 갈등은 석탄 광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폴란드는 2015년에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Jaroslav Kacczynski)가 이끄는 법과 정의당이 세력을 장악한 이후부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반하는 사법개혁을 지속해왔는데, 이에 대해 유럽 연합이 염려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지난 10월, 폴란드 헌법 재판소가 폴란드의 헌법이 유럽연합조약과 법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후 유럽 연합의 우려가 더 커지게 되었다. (출처: 유로뉴스 euronews). 이외에도 폴란드가 성소수자 인권침해 등 유럽 연합에서 추구하는 근본적 가치에 상반되는 행보를 지속적으로 보임에 따라 일각에서는 폴란드의 유럽 연합 탈퇴에 대한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출처: 한겨레)
현재까지는 폴란드의 유럽 연합 탈퇴는 가능성이 적어보이지만, 폴란드와 유럽 연합 사이의 갈등의 원인이 양자가 추구하는 근본 가치의 차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경우에는 유럽 연합의 근본 가치이기에, 이를 존중하지 않으면서 유럽 연합의 일원으로 소속된다는 것은 모순적이다. 그렇기에 폴란드와 유럽 연합이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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