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18일 유로뉴스(Euronews)에 따르면 프랑스 극우 성향의 대통령 후보인 에릭 제무어(Eric Zemmour)가 증오 발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4월에 있을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마크롱 현 대통령이 지지율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극우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어떠한 이유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파리형사법원은 이주 아동들을 ‘도둑, 살인자, 강간범’이라 부른 혐의로 기소된 제무르에게 벌금 1만유로(한화 약 1,362만원)를 선고했다. 제무르는 앞서 한 뉴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보호자 없이 홀로 프랑스에 발을 들인 어린 이주민들을 모두 되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증오 발언 혐의로 대선 후보가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프랑스의 언론자유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민족이나 인종, 종교, 성별 등과 관련된 혐오를 부추기는 발언으로 대중들을 선동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법률을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시민권 정지까지 처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벌금형으로 끝난 제무르는 정치 활동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출처: 한겨레)
한편 제무르의 변호인은 항소할 뜻을 밝혔다. 제무르는 이번 판결에 대해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 토론에 반하는 것이라며 “이데올로기적이며 바보 같은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이주민에 대한 우파 대중들의 반감을 정치적 자산으로 삼고 있는 제무르는 이번 판결에도 거친 발언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제무르 측은 이날 “이 고립된 소수자들(이주 아동)은 비행이나 범죄와 관련된 성향을 가진 게 사실”이라며 “프랑스 시민으로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말할 권리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1년에는 흑인과 아랍인에 대한 인종 혐오를 선동한 혐의, 2018년에는 이슬람교를 폄하하며 종교 혐오를 선동한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표를 얻기 위한 정치인의 혐오 및 차별적 발언이 각 국가의 정치 무대에서 서슴없이 나오고 있는 추세이다.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브라질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정치인이라면 혐오 발언을 통한 ‘갈라치기’ 보다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프랑스 내에서 법으로 혐오를 부추기는 발언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하고 있는 만큼 이번 판결이 향후 프랑스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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