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3일 유럽 언론사 유로뉴스(Euronews)에 따르면, 2023년 1월 1일부로 프랑스의 붉은색 우표가 더 이상 발행되지 않는다고 한다.
프랑스는 오래전부터 붉은색 우표가 붙은 우편물의 경우 우체국을 통한 익일배송을 보장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붉은색 우표가 붙은 우편물 수는 14배 가량 줄었다. 라포스트(La Poste)의 CEO인 필립 도지(Philipe Dorge)에 따르면, 붉은색 우표의 사용은 매년 15-20 퍼센트(%)씩 감소하고 있다. 우편서비스 이용자들의 감소와 운영비용의 증가로 익일 우편 서비스는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라진 익일 우편 서비스의 대안으로 전자 우편 서비스가 도입되었다. 1.49 유로(한화 약 2천원)로 새로운 디지털 ‘이-레터 로우즈'(e-lettre rouze)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간단한 편지를 보내고 싶은 사람은 라포스트(La Poste) 웹 사이트(web-site)를 통해 글을 작성하면 된다. 이렇게 작성된 편지는 La Poste 유통 센터에서 인쇄되고, 붉은색 우표 디자인이 새겨진 봉투에 담겨 다음 날 배송이 시작된다. (자료출처: THE LOCAL).
하지만 전자 우편 서비스의 도입은 인터넷 사용에 미숙한 사람들, 연금 수급자 및 저소득층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집에 컴퓨터 기기가 없는 800만명(주로 노인이나 빈곤층)에게는 실용적인 대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총 인구가 약 6700만명인 프랑스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거나 인터넷 연결이 잘 되지 않는 정보 문맹(illectronism)에 시달리는 프랑스 사람들은 680만명에서 1300만명에 이른다. 전자 우편 서비스에 대해 한 기자는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더 배제하는 방법”이라고 트위터에 비판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공화당 인민 연합(Union Populaire Républicaine, UPR)의 설립자인 프랑수아 아셀리노(François Asselineau)는 무료 이메일 사용자들에게는 전자 우편 서비스가 필요 없으며, 비싸고 전송 속도 또한 느리다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1년간 디지털 방식으로 보관되는 편지의 내용을 우체국 직원이 열람할 수 있다는 문제 등 정보 보호에 대한 염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La Poste는 편지가 안전한 공간에서 인쇄되고, 보관된 자료는 유럽연합의 일반 데이터 보호 규칙(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GDPR)에 의해 엄격하게 보호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긴급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노인들과 디지털 장애가 있는 시민들에게는 우체국 내에서도 도움을 제공할 예정이며, 방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자택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자 우편 서비스에 대한 여러 문제점이 야기되면서, 붉은색 우표 폐지에 반대하는 청원은 28,000건을 돌파했다. 과거 붉은색 우표를 이용한 익일 우편 서비스를 사용했던 사람들이 많았던 만큼, 전자 우편 서비스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과연 프랑스의 여론이 과거의 익일 우편 서비스를 부활시킬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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