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23일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 환경보호국(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이 하와이 농무부가 요구한 살균제 프리악소르 제미움(Priaxor Xemium) 사용을 허가하였다고 밝혔다. 하와이의 주요 사업 품목인 커피나무에서 커피녹병(Coffee leaf rust)이 발견되면서 하와이 농무부가 제기한 것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커피 녹병은 헤밀리아(Hemileia)라는 곰팡이성 병원균이 커피나무의 잎을 탈색시키며 말라 죽게 하는 병을 말한다. 이 병에 걸린 식물은 열매의 수확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최대 2년까지 커피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탈색된 잎이 마치 녹이 슨 모습 같아 커피 녹병이라고 불리며 현재까지 확실한 치료법이 발견되지 않았다.
커피 녹병의 치료법 부재로 커피 생산을 중단한 사건도 찾아볼 수 있다. 19세기 후반, 스리랑카와 필리핀, 그리고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그 예인데, 당시 이 국가들은 세계의 주요 커피 수출국들이었다. 하지만 커피 녹병의 영향으로 커피 생산이 어려워지자 불가피하게 커피 사업을 중단한 것이다. 특히 스리랑카 같은 경우는 커피 사업이 더는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해 차 생산산업으로 옮겨갔고, 영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영국식 아침 차(English breakfast tea)에 사용되게 되었다. (출처: BBC)
커피 녹병은 옛 문제가 아니다. 커피가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엘살바도르 같은 경우 2014년 커피 녹병으로 생산량이 70% 가까이 감소하기도 했다. 실제 하와이도 커피 녹병으로 커피나무가 시들며 생산량의 70% 이상 차질을 빚었다.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을 우려한 하와이 농무부가 조속한 조처를 위해 환경보호국에 살균제 승인 허가 요청을 한 것이다. 프리악소르는 브라질과 코스타리카와 같은 커피 생산 국가 내 커피 녹병 사례 연구에서 커피 잎 녹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으로 전해져 하와이 커피나무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프리악소르를 사용 시 ‘유기농 커피’라는 홍보를 더는 하지 못해 판매량 감소를 우려한 몇 농부들이 살균제 사용을 거부하면서 하와이의 커피 산업은 현재 진퇴양난에 빠졌다.
하와이의 커피 생산량은 세계 총생산량의 0.04%에 불과하다. 하지만 하와이에서 생산되는 코나(Kona) 커피는 고급 커피로도 알려져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가격이 높은 커피 10종 중 하나이기도 하다. 농업농촌보존시설(Center for agriculture and rural sustainability)에 따르면 하와이의 농업 생산과 가공 산업의 가치는 총 주(州) 국내총생산(GDP)의 1.2%이며 하와이 커피 협회에 따르면 19-20년도 하와이의 커피 수확량은 1억 달러 (약 1천억 원)로 커피 생산량이 주 내 국내총생산량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와이의 경제 구조에서 커피 사업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하와이 농무부는 살균제 사용 외에도 지역 농부들의 살균제 사용 거부 시 하와이 전역 내 커피 녹병 확산 가능성 등 현 문제에 시급하고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농업농촌보존시설, 하와이커피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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