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3일 유럽(Europe) 언론사 폴리티코 유럽(politico.eu)에 따르면,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은 2023년 사법 스코어카드(score card)를 통해 스페인(Spain)이 법원과 판사의 독립성에 대한 대중 인식 부문에서 23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낮은 스코어를 기록한 주요 원인으로는 정치적 압력이 지목되었다.
현재 스페인은 최고 판사의 임명을 둘러싸고 두 주요 정당 간의 싸움이 수년 간 지속되는 정치적 혼란에 빠져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Pedro Sanchez) 총리는 정치적 지원의 대가로 카탈루냐(Catalonia) 분리주의자들을 사면한다는 조건을 내세워 새 임기를 확보했다. 이는 우익 야당 및 많은 사법부와 저명한 변호사들의 분노에 부딪혔으며,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비판도 함께 받았다. 산체스 총리의 집권 동안 사회노동당(PSOE)과 국민당(PP)은 사법부 임명과 개혁을 놓고 충돌했으며, 결국에는 사법부 운영이 마비되는 결과를 불러왔다.
스페인 사법위원회에 소속된 판사의 임기는 5년 전에 만료되었으며, 현재 대법관 79명 중 23명의 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이에 유럽 법무부 집행위원인 디디에 레인더스(Didier Reynders)는 스페인 사법부 총회를 향해 새로운 대법관 임명이 “우선 과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스페인의 치안판사 협회 중 하나인 민주주의를 위한 판사(Jueces para la Democracia , JpD)의 발렌시아(Valencia) 지역 대변인인 호아킴 보쉬(Joaquim Bosch)는 “이번 사법부 임명과 개혁을 둘러싸 분쟁은 공공 기관의 신뢰성을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스페인 사법 제도가 정당의 정치적 간섭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의 정치적 편향성이 재판 결과를 좌우하는 사법부의 정치화는 스페인에서 수십 년 동안 반복되는 문제였다. 사법부의 정치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권력자와 사법부가 항상 적정한 거리를 두면서 정치과정을 통해 사법제도가 개혁되고, 사법적 판단을 통해 정치를 통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재처럼 양자가 너무 가까워지면 각자의 기능에 혼선이 생기고, 삼권분립 측면에서도 의미나 기능이 훼손된다. (출처: 펜n마이크) 앞으로 스페인의 사법부를 둘러싼 정치적 혼란이 정리되고, 사법부가 다시 국민들의 신뢰와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해야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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