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7일 중국 언론사 홍성신문(红星新闻)에 따르면, 최근 쓰촨(四川) 러산(樂山)시의 한 도심지역에 백로 떼가 모여들면서 지역주민의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주민자치위원회와 부동산 관계자들은 “아파트 근처 큰 나무에 둥지를 튼 백로 떼로 인해 위생 및 소음 문제가 끊이질 않는다”고 말하며, 러산시 스중(市中)구 야생동물보호협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수년 간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도시 생태환경이 개선되면서 백로 등의 멸종위기종이 도심에 출몰하는 일 또한 잦아졌다. 특히 백로가 모여든 해당 도심은 나무가 많고, 가지가 무성해 갈 곳 없는 새들에게 보금자리로 안성맞춤이라는 것이 야생동물 보호협회 직원의 의견이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매일 아침 새 배설물로 뒤덮여 있는 차량, 한밤중에 들리는 새 울음소리, 악취 등으로 삶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아파트 관리인은 새를 놀라게 하는 용도의 전자폭죽을 대량 설치하기도 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계속되는 민원에 야생동물보호협회는 백로 무리의 일부를 구조해 거처를 옮기고, 가지치기를 하는 등의 인위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야생동물과 인간 사이의 갈등은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과거 도시는 인간만을 위한 곳이었다. 하지만 20세기 중반 이후 도시에서도 동물과 인간이 공존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야생동물보호법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야생동물들에게 도시는 잘 적응한다면, 풍성한 먹이를 사계절 제공받을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동물을 연구하는 생태학자들은 도시에 사는 동물들을 ‘도시 적응종’이라는 단어로 구분하고 있다. 영역을 침범한 유해동물이 아니라 공존의 대상으로 보아야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쓰촨성 러산시 사건과 비슷하게 집비둘기 개체 수 폭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스위스 바젤(Basel)의 경우, 직접 서식지를 마련해 인간과 공존 가능한 집비둘기 개체군을 만들었다.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집비둘기의 적응 현황을 관찰하는 활동에 참여한 덕분이다.
야생동물의 개체 수 조절을 위해서는 실시간 모니터링이 필요하지만, 소수 인력으로는 쉽지 않다. 건강한 도시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반 시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출처: 뉴스펭귄)
인간과 동물이 서로 공존하면서 잘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 도시의 과제가 될 것이다. 자연에서 서식지를 찾지 못해 도심으로 들어온 동물들에게 살 공간을 만들어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인간이 동물과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공생의 중요성에 귀 기울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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