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9일 콜롬비아 언론사 콘피덴시알 콜롬비아(Confidencial Colombia)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이반 길(Yvan Gil) 외무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에 열린 콜롬비아(Colombia)-베네수엘라(Venezuela) 회담에서 트렌 데 아라구아(Tren de Aragua)라는 범죄조직이 자국과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이에 칠레(Chile) 정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 이반 길 장관은 “범죄조직인 트렌 데 아라구아는 언론이 만들어낸 허구이다”라고 언급하며, 이 범죄조직이 베네수엘라 조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페루(Peru) 억양과 칠레 억양으로 ‘우리는 트렌 데 아라구아입니다’라고 말하는 영상을 봤다.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더불어 이런 행태가 *태양의 카르텔(Cartel de los Soles) 사건과 같이 베네수엘라에 오명을 씌우기 위한 국제 언론의 조작 행위이며, 언론이 계속해서 트렌 데 아라구아는 ‘베네수엘라의 조직’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남미의 현지 언론은 트렌 데 아라구아가 베네수엘라의 범죄조직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또, 라틴아메리카(Latin America)와 카리브해(Mar Caribe)의 조직범죄를 조사하는 비영리 기관인 인사이트 크라임(InSight Crime)도 이 조직이 베네수엘라의 범죄조직이라고 명시했다. 트렌 데 아라구아는 아라구아(Aragua)주의 토코론(Tocorón)교도소에서 형성된 조직이다. 모 자선단체를 통해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영향력을 키워나갔다. 또 고리대금업, 국내외 마약 밀매, 인신매매, 강도 등의 범죄를 저질러 베네수엘라에서도 악명 높은 갱(gang)단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 : InSight Crime)
회담 후, 칠레 내무부 장관 카롤리나 토하(Carolina Tohá)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반 길 장관의 발언이 칠레 국민 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우리 국민들은 트렌 데 아라구아의 만행에 가족을 잃었고, 이웃과 일상, 그리고 일자리도 잃었다. 이는 칠레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다른 남미 국가도 트렌 데 아라구아 때문에 극심한 고통을 받아왔다”라고 말했다. 트렌 데 아라구아 조직으로부터 받은 피해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셈이다.
베네수엘라 외무부 장관의 발언은 현재 중남미 지역 내에서 큰 문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칠레 내무부 장관의 기자회견 또한 주목받고 있는 중이다. 이번 발언을 계기로 칠레와 베네수엘라 간의 견제와 갈등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분명한 것은 트렌 데 아라구아에 의해 피해를 본 수많은 사람들이 칠레와 여러 남미 국가에 있다는 것이다. 양국 정부가 정치적 갈등과 함께 피해자들의 회복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지, 향후 양국 간의 협상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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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카르텔(Cartel de los Soles) : 베네수엘라의 군부가 운영하는 마약 밀매 조직을 의미한다. 2020년에 미국은 현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를 태양의 카르텔을 통한 마약 테러 혐의로 기소했고, 이에 베네수엘라 정부가 적극 반발한 바 있다.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