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4일 유럽(Europe) 언론사 유로뉴스(Euronews)에 따르면, EU(European Union) 시민임에도 노숙자들이 선거에 참여할 수 없다고 한다. 노숙자를 돕는 시민단체인 판테사(Feantsa)가 “유럽에 약 90만 명의 노숙자들이 있는데 보통 길거리나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EU 시민권자로 투표권을 갖고 있지만, 행정상의 이유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힌 것이다.
EU에서 투표를 하려면 주민등록에 등록되어 있는 영구 주소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임시 거주지나 길거리에 살고 있는 노숙자들은 영구적인 주소를 등록할 수 없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투표를 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는 노숙자가 아니어도 주거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도 해당된다. 이처럼 주거 문제가 복잡한 사람들은 ‘신디캣데스 임멘스’(Syndicat des Immenses)라는 단체를 만들어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단체의 회원인 조엘(Joëlle)은 “숙소를 잃었고, 신분증도 도난당해서 스스로를 시민으로 증명할 수 없다. 그렇기에 벨기에(Belgium)인이지만, 현재 벨기에의 시민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며, 행정상으로 자신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유럽 선거에 투표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공식적으로 주소가 없는 사람들의 경우에 위탁 가정으로 등록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이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등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조엘과 같은 단체에 소속된 로베르토 마르지파니(Roberto Marzipani)는 “거주지에 문제가 생긴다면, 생활 문제에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에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투표를 하긴 어려울 것 같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현재 투표권을 행사하는 데 필수 조건인 주소 증명을 개정해 달라고 EU의회에 요구했지만, 이번 EU의회 투표에서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U의회는 사람들의 투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많은 홍보를 하고 있다. 물론 일반 시민들의 투표 참여를 촉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투표권을 정당하게 행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거주 문제로 인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은 시민의 기본권인 참정권 침해에 해당된다. 또한 노숙자들은 사회적 약자, 즉 사회에서 취약한 계층에 속한다. 이들의 투표권 행사를 어렵게 하는 것은 정치적 목소리를 낼 기회의 박탈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일정한 거주지를 갖지 못한 사람들의 투표권 행사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시민권을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이후 EU의회가 관련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앞으로의 결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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