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2일 일본 언론사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에 따르면, 7월 20일(현지시각) 가고시마시(鹿児島市) 하마조(浜町)에 위치한 이시바시 기념 공원(石橋記念公園)에서 가고시마(鹿児島)의 전통 행사인 ‘소가돈의 우산 태우기(曽我どんの傘焼き)’가 열렸다.
‘소가돈의 우산 태우기’ 행사는 가마쿠라 시대(鎌倉時代)1 사가미국(相模国)의 소가(曽我) 형제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야습(夜討ち)할 당시, 횃불 대신 우산을 태워 길을 밝혔다는 고사에서 유래되었다. 소가 형제가 복수를 이룬 것은 아버지가 죽고 난 후 17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른 후였다. 오랜 시간 동안 부모를 잊지 않았다는 점에서 소가 형제의 이야기는 옛날 가고시마현이었던 사쓰마번(薩摩藩)에서 행해지던 ‘향중 교육(郷中教育)’에서 부모에 대한 효를 가르치는 교재로 이용되었다. 시간이 흐르고 향중 교육이 현대에 정착한 형태가 바로 지금의 우산 태우기 행사이다. (출처 : 鹿児島三大行事保存会)
이번 행사에서는 우산 태우기 외에도 사쓰마(薩摩)의 우산 춤(傘踊り)을 비롯해 칼을 들고 추는 검무(剣舞)와 전통춤인 연무(演舞) 등도 선보였다. 가고시마 신사(鹿児島神社)의 야마시타 고미야지(山下剛宮司)가 사쓰마비와(薩摩琵琶)라는 전통 악기를 사용해 사이고 다카모리(西郷隆盛)2의 최후를 그린 시로야마(城山)를 연주하기도 했다. 우산 태우기 행사에서 시로야마를 연주하는 것은 10년 만이었다고 한다. 야마시타 씨는 “사이고 씨도 우산을 태우는 불길을 보면서 가슴이 뛰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하고서 연주했다”라고 전했다.
행사의 가장 대표적인 볼거리인 ‘우산 태우기’는 당일 저녁 8시부터 시작되었다. 조임(締め込み)3 차림을 한 남자가 소가 형제의 복수를 그린 “사냥터의 폭풍(狩り場の嵐)”을 노래하면서 등장한 뒤, 약 5m 높이로 쌓아 올린 일본 전통의 우산 탑에 불을 붙이자 우산들이 단숨에 타올랐다. 행사에 방문한 사람들이 차례차례 불길 속에 약 200개의 우산을 던져 넣으며 태웠다.
30년 전부터 꾸준히 행사에 방문한 와타나베 후에이코(渡辺フエ子) 씨는 “몇 번을 봐도 두근거리고 질리지 않는다. 역사적인 행사가 언제까지나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생활양식이 변화하면서 행사에서 사용되는 일본 전통 우산이 줄어들어 구하기 힘들어졌다고 한다. 가고시마 3대 행사 보존회의 노즈 치카토시(野津親俊) 회장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태울 수 있는 우산이 줄어들더라도, 선인들의 가르침과 교훈은 다음 세대까지 계속해서 계승할 것이다”고 전했다. 일본 전통 우산의 공급책을 찾거나 대체품을 고안해, 역사적인 행사가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져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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