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2일 미국 언론사 뉴욕 타임즈(New York Times)에 따르면, 맨해튼(Manhattan)에 거주했던 나타샤 알렉센코(Natasha Alexenko)의 사건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녀는 성폭행을 당한 후, 당시 사건에 대한 법의학 증거가 10년 동안 검사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후 증거 검사 시스템을 개선하도록 요구하면서 전국적으로 활발히 활동을 펼쳤다.
사건은 1993년 8월 6일, 그녀가 맨해튼에 있는 집으로 들어가던 중 발생했다. 당시 가해자는 뉴욕대학교(New York University) 학생인 20세의 남성이었다. 가해자는 권총으로 무장해 알렉센코를 텅 빈 계단으로 몰아넣고 성폭행했으며, 범행 후 “나를 따라오지 마. 그렇지 않으면 널 죽일 거야!”라는 협박을 남기고 도망쳤다.
알렉센코는 사건 직후 샤워를 하고 싶었지만 ,법의학 검진을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서 그녀는 가해자가 남긴 머리카락, 섬유, 혈액, 정액, 타액 등의 DNA(Deoxyribo nucleic acid) 증거를 수집했다. 그러나 이 증거들은 2003년까지 조사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었다. 1990년대 후반, 맨해튼 검찰은 뉴욕시 경찰 창고에서 17,000개에 달하는 증거들이 검사되지 않은 채 보관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예산 부족과 범죄 연구소의 과중한 업무가 지목되었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사람들은 분노했고, 증거들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이후 알렉센코의 가해자인 상습 범죄자 빅터 론돈(Victor Rondon)이 라스베가스 (Las Vegas)에서 무단횡단으로 적발되어 수감되었고, 그 후 가석방의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수감 중 도망치는 등 가석방 조건을 위반하였고, 결국 뉴욕으로 송환되었다.
경찰은 빅터 론슨의 뺨에서 DNA를 채취했다. 이후 검사 결과는 알렉센코 사건의 증거에 있는 DNA와 일치했다. 결국 가해자는 강간, 절도, 성적 학대 등 8건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징역 44년에서 107년 형을 선고받았다. 알렉센코의 이야기는 2011년 다큐멘터리 (Documentary) 성범죄 보도의 일부로 소개되기도 했다.
2018년에 알렉산코는 자신의 경험을 담은 책 ‘생존자의 여정: 피해자에서 변호인으로’를 출간했다. 책에는 범죄를 입증하는 증거의 수집 과정부터 법정에서 피해자의 변호인이 되기까지의 여정이 담겨 있었다. 이후 여러 활동을 이어가던 그녀는 2024년 10월 31일, 51세의 나이로 뉴욕주 웨스트 이슬립 (West Islip, New York)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녀의 수많은 노력이 성폭력 피해자의 권리를 철저히 보호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관련 기사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기사 확인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사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