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박물관 미술관 전시
사진 출처: Pixabay

2025년 4월 18일 영국(United Kingdom) 언론사 더 가디언(The Guardian)에 따르면, 1,000여 년 전 유럽(Europe) 대륙으로 반출됐던 아일랜드(Ireland) 수도사들의 필사본이 스위스(Switzerland)에서 아일랜드로 돌아온다. 이번에 돌아온 필사본은 스위스 장크트갈렌 수도원(Abbey of St Gall)이 소장해 온 17점의 원고이다. 아일랜드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 of Ireland, NMI)과의 협약을 통해 *‘물결 위의 언어들- 초기 중세 유럽에서의 아일랜드와 장크트갈렌(Words on the Wave: Ireland and St Gallen in Early Medieval Europe)’ 전시회를 위해 대여됐다.

전시를 기획한 아일랜드 측 큐레이터 매튜 시버(Matthew Seaver)는 “이 필사본은 단순한 종교 기록물이 아니라 아일랜드의 언어와 정체성, 그리고 유럽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자료”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도사들의 유머와 일상, 두려움까지 담겨 있어 단순한 역사 문헌을 넘어, 당시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Trinity College Dublin)에 ‘켈스의 책(The book of Kells)’과 같은 고대 문헌이 남아 있지만, 바이킹의 침입과 수세기에 걸친 정치적 혼란 속에서 대부분의 필사본은 사라졌다”며, “오히려 현재는 아일랜드보다 영국과 유럽 대륙에 아일랜드 수도사들의 필사본이 더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7세기부터 영국, 프랑스(France), 독일(Germany) 등에 세워진 수도원과 관련한 아일랜드 수도사들의 중세 초기 기록을 통해, ‘성인과 학자의 섬(Island of Saints and Scholars)’라고 불렸던 아일랜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특히 한 라틴어 문법서 필사본의 여백에는 “술기운이 있다”, “새 양피지, 나쁜 잉크, 더는 못 쓰겠다” 등 솔직한 감정이 낙서처럼 기록되어 있다. 또한, 바이킹의 습격을 피하려 했던 간절한 희망의 흔적도 남아있다. 이러한 필사본 외에도 아일랜드 국립박물관이 소장한 100여 점의 유물이 함께 전시된다. 특히 아일랜드 롱포드(Longford) 호수에서 발견된 **‘러프 키날레 도서 신사(Lough Kinale Book Shrine)’가 최초로 공개된다.

이번 전시회를 위한 유물의 귀환은 유럽 통합의 역사적 기원을 되짚어 볼 기회를 제공한다. 문화유산 반환을 둘러싼 오늘날의 국제적 협력을 위한 논의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다만 이번 협약이 대여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수도사들의 필사본 소유권과 반환 여부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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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결 위의 언어들 – 초기 중세 유럽에서의 아일랜드와 장크트갈렌: 아일랜드와 스위스의 장크트갈렌 수도원 간의 역사 및 문화적 연결을 조명하는 전시회로 2025년 5월 30일부터 10월 24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출처:museum)

** 러프 키날레 도서 신사: 신성한 문헌을 보관했던 가장 오래된 상자 형태의 도서함이다. (출처: The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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