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4월 16일 일본 언론사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에 따르면, 도치기현(栃木県) 나스시오바라시(那須塩原市)가 4월(현지시간)부터 ‘손자 휴가(孫休暇)’ 제도를 시행했다고 한다. 도치기현 내에서는 최초로 도입되었다.
‘손자 휴가’는 육아 관련 휴가로 취급되며, 손자를 돌보기 위해 조부모가 사용할 수 있는 단기 휴가이다. 일반적인 육아 휴가와 달리 일본에서 법적으로 지정된 휴가는 아니지만, 최근 기업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일본은 젊은 부모 사이에서 육아를 위해 조부모 세대의 도움을 받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 국립사회보장 및 인구문제연구소(国立社会保障・人口問題研究所)가 조사한 ‘출생동향 기본조사(出生動向基本調査)’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에 태어난 아이가 3세가 될 때까지 조부모 세대의 육아 도움을 받은 비율이 무려 약 60%에 이른다. 이는 맞벌이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일과 육아를 양립하기 위해 도움이 필요한 젊은 부부가 조부모 세대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참고: 勤労の獅子)
그러나 조부모 세대 또한 일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자녀의 육아를 돕기 위해서 퇴직을 선택하는 조부모도 있다. 하지만 조부모 세대는 오랫동안 직무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 인재이다. 이들의 퇴직은 기업의 입장에서 큰 손실이다. 이에 퇴직을 방지하고자 ‘손자 휴가’가 도입된 것이다. 일본에서는 2006년 다이이치 생명 주식회사(第一生命株式会社)에서 최초로 도입했으며,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미야기현(宮城県)이 2023년에 처음 채택한 후, 전국적으로 손자 휴가를 도입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손자 휴가는 특별 휴가이기 때문에 지자체나 기업에 따라 정해진 휴가 조건과 일수가 다르다. 이번에 손자 휴가를 도입한 나스시오바라시는 손자가 태어날 때 2일, 손자 출생 후 돌봄을 위해 5일 등 손자가 태어난 직후에 사용할 수 있는 휴가를 적극 도입하였다. 또, 손자가 아플 때 부모 대신 간호하고, 입학식 등 행사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5일의 휴가도 배정하였다.
손자 휴가의 도입은 저출산 사회에서 젊은 부부의 육아를 장려할 뿐만 아니라, 조부모 세대가 손자와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또, 모든 세대가 사용할 수 있어 젊은 세대가 육아 휴가를 사용하기 위해 눈치를 보는 일이 적어진다. 하지만 육아를 위해 조부모 세대의 도움을 받는 것은 젊은 부모들이 육아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저출산 사회에서 새로운 육아 휴가 제도의 도입은 긍정적이지만, 기존의 제도를 점검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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