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선거 투표 투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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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9일 미국 언론사 연합통신(Associated Press, AP)에 따르면, 미국 연방 법원이 앨라배마(Alabama) 주의 선거구 지도(Electoral District Map)를 영구적으로 금지하고, 임시로 지정한 선거구 지도를 사용하도록 명령했다. 이번 결정은 앨라배마주가 2023년에 작성한 선거구 지도가 흑인 유권자의 정치적 영향력을 고의로 악화시켰다는 판단 하에 진행됐다. 연방 법원의 판사들은 주 의회가 연방 법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전략적으로 회피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주 의회가 흑인 다수 선거구를 하나만 유지하려고 한 점을 주요한 문제로 삼았다.

이번 판결은 앨라배마 주 흑인 유권자의 투표권을 한 곳에만 집중되도록 만든 선거구 조정이 투표권법(Voting Rights Act)*을 위반한 것임을 명확히 했다는 의미가 있다. 앨라배마 주 전체 인구 중 흑인은 약 27%를 차지한다. 하지만 흑인들은 전체 7개 선거구 가운데 오직 한 곳에만 다수로 분포돼 있다. 이러한 구조는 정치적 대표성을 왜곡하는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대표적인 민권 단체 중 하나인 ‘법률옹호기금(Legal Defense Fund, LDF)’의 부국장인 듀엘 로스(Deuel Ross)는 “우리는 흑인 유권자들의 정치적 불평등 해소를 위해 오랜 기간 맞서왔다”고 언급하며, 이번 판결이 앨라배마주 내 흑인 유권자들이 보여준 끈기와 인내의 결과임을 강조했다. 또한, 이번 판결로 2024년 선거에서 쇼마리 피거스(Shomari Figures) 연방 하원의원이 새로 지정된 2번 선거구에서 당선되면서, 앨라배마 주는 역사상 처음으로 두 명의 흑인 하원의원을 배출하게 되었다. 

한편, 앨라배마 주 법무장관 스티브 마셜(Steve Marshall)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연방법원에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법원은 앨라배마 주의 사례가 투표권법 제5조*의 적용 대상이 되는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는 과거 인종 차별이 있던 주에 연방 정부가 선거제도 변경을 사전 승인하게 했던 조항이다. 앨라배마 주의 반복된 법률 위반은 해당 제도를 재소환하는 결과를 이끌었다.

연방법원의 명령은 단순한 법적 판단을 넘어, 미국 남부에서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정치적 대표성 문제에 대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유색인종 유권자들의 정치 참여가 구조적으로 억제되어온 현실 속에서 연방 법원이 다시금 그들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의미가 크다. 향후 연방법원이 앨라배마 주를 투표권법 제5조의 사전 승인 대상으로 지정할 경우, 다른 주의 유사한 사례에도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이러한 조치가 단지 제재에 그치지 않고, 보다 평등하고 포용적인 정치 구조를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관련 기사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기사 확인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사확인

*투표권법 제5조: 과거 인종 차별의 전력이 있는 주들이 선거제도를 변경할 경우 연방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 조항이다. (출처: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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