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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7일 폴란드(Poland) 언론사 노츠 프롬 폴란드(Notes from Poland)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는 우크라이나(Ukraine)에서 진행 중인 유해 발굴 과정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에게 학살된 폴란드계 민간인으로 추정되는 약 42구의 유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2017년부터 자국 내 유해 발굴을 금지해 왔으나, 올해 초 금지 조치가 해제되면서 이번 작업이 처음으로 가능해졌다.

해당 발굴은 4월 24일(현지시각), 현재 우크라이나 서부에 속한 푸즈니키(Pużniki)라는 폐촌에서 시작됐다. 이곳은 전쟁 전까지 폴란드 영토였으며, 1945년 2월 12일에서 13일 밤 사이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에 의해 폴란드계 민간인 수십 명이 학살된 장소로 알려져 있다. 당시 이 지역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서부 전역에서는 1943년부터 1945년까지 약 10만 명의 폴란드계 민간인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며,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였다.

폴란드 문화·국가유산부(Polish Ministry of Culture and National Heritage)는 “남성, 여성, 어린이를 포함한 최소 42구의 유해가 발견됐다”고 전하며, “연구팀이 유해에 대해 인류학적, 의학적 분석과 3D 스캔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DNA(Deoxyribo Nucleic Acid) 분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한 뒤, 유가족의 뜻에 따라 존엄한 방식으로 재매장할 예정이다. 현재 일부 유족들은 유전자 샘플을 제공한 상태다. 발굴 작업 중에는 단추, 십자가, 성물 메달 등 개인 소지품도 함께 발견됐다. 이에 우크라이나 문화부(Ministry of Culture of Ukraine) 차관 안드리 나조스(Andrii Nadzhos)는 “효율적으로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전하며, “이번 발굴이 정치적 논쟁이 아닌 전문가 중심의 진상 규명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의 행동을 집단학살로 규정하고 있으며, 자국 의회도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고 있어, 역사적 해석을 둘러싼 양국 간 입장 차이와 긴장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최근 몇 년 사이 양국은 과거를 직시하려는 신중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2023년 당시 폴란드 총리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Mateusz Morawiecki)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가 유해 발굴의 재개를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폴란드 대통령 안제이 두다(Andrzej Duda)는 학살 80주년을 함께 추모하기도 했다. 이번 유해 발굴 작업은 양국이 오랫동안 회피해 왔던 역사적 갈등에 대해 실질적인 협력과 대화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진상 규명과 화해를 향한 중대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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