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의류 패션
출처: Pixabay

2025년 6월 18일 영국(United Kingdom) 언론사 더 가디언(The Guardian)에 따르면, 영국과 유럽(Europe)에서 폐기된 대량의 의류가 가나(Ghana)의 국제 보호 습지에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 전문 매체인 언어스드(Unearthed)와 그린피스 아프리카(Greenpeace Africa)의 공동 조사에서 자라(Zara), 에이치앤엠(H&M), 조지(George) 등 유럽 내 주요 패션 브랜드의 의류가 해당 습지의 쓰레기 더미 속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 쓰레기 더미는 *람사르(Ramsar) 협약에 따라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덴수 삼각주(Densu Delta) 습지 내에서 발견됐다. 해당 지역은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과 희귀 철새의 주요 서식지이다. 이번 오염으로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우려되고 있다. 가나 아크라(Accra)시의 솔로몬 노이(Solomon Noi) 폐기물관리국장은 “수도 중심부에 위치한 아크라의 최대 중고의류 시장인 칸타만토(Kantamanto)에서만 매일 100톤(t) 이상의 의류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으나, 처리 가능한 양은 30톤에 불과하다. 나머지 70톤은 배수로, 해변, 보호 습지 등지에 무단 투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의류 폐기물은 보호 구역뿐 아니라 도시 외곽과 관광지 해변까지 확산되고 있다. 쓰레기 더미는 식생이 훼손된 맨땅 위에 쌓여 있었으며, **침출수 처리 장치나 오염 방지 설비는 전혀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패션 브랜드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다양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엠앤에스(M&S), 프라이마크(Primark), 조지는 “자사 재고가 가나로 향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수선 서비스와 매장 내 반납 프로그램 등 자체 순환 시스템의 운영을 강조했다. 자라와 H&M은 섬유 폐기물 문제에 대해 산업 전반의 구조적 한계를 언급하며, 생산자책임확대제(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EPR)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일부 브랜드는 명확한 대응을 피하거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가나 내 중고의류 상인들은 2023년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 본부가 있는 브뤼셀(Brussels)을 방문해 EU 차원의 EPR 입법 도입을 촉구했다. 영국 섬유재활용협회(Textile Recycling Association) 또한 정부에 유사한 제도의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매년 약 150만 톤의 섬유가 폐기되며, 이 중 약 42만 톤 이상이 해외로 수출된다. 그중 가장 많은 양이 가나로 유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패스트패션 산업이 남반구 개발도상국에 환경적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며, 국제사회 차원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럽 각국에서 소비되는 패스트패션이 환경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EPR과 같은 제도적 대응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대량 폐기물이 개발도상국의 환경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에 EPR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제사회가 당면한 과제이다. 향후 EPR 제도 도입이 영국을 포함한 유럽 국가와 개발도상국에게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관련 기사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기사 확인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사확인

*람사르 협약: 습지 보존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최초의 국제협약이다. 공식 명칭은 “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The Convention on Wetlands of International Importance Especially as Waterfowl Habitat)”이다. (출처: 위키피디아)

**침출수: 고체 폐기물이 물리적 및 화학적 작용을 일으키면서 액체 상태로 배출하는 오염 물질을 말한다. (출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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