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6월 20일 중남미 언론사 인포바에 아메리카(Infobae América)에 따르면, 볼리비아(Bolivia) 전 법무부 장관 세사르 시레스(César Siles)가 대법관의 해임을 조작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시레스 전 장관이 복수의 법조인들과 공모해 판사 파니 코아키라(Fanny Coaquira)의 해임을 유도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최근 공개된 음성 파일을 통해 드러났다. 시레스가 현직 판사에게 “우리 측에서 이 판결이 확정되도록 보장해주겠다”는 발언을 한 것이다. 검찰은 이를 법원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로 보았다. 이에 시레스는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해당 녹취가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이 정치적 라이벌인 에보 모랄레스(Evo Morales) 전 대통령 측의 기획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볼리비아 경찰은 라파스(La Paz)에서 시레스를 체포했으며, 전직 고위 공직자라는 신분임에도 공개 체포가 이뤄졌다. 검찰은 시레스가 ‘공모(consorcio)’ 및 ‘영향력 행사(tráfico de influencias)’ 혐의를 받고 있으며, 유죄 판결 시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사법부와 정치권에서는 즉각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로메르 사우세도(Romer Saucedo) 볼리비아의 대법원장은 “이번 사건이 사법부에 대한 중대한 공격이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련자 4명 역시 수사선상에 올라와 있으며, 법원 내 구조적인 공모 체계의 존재 여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시레스 전 장관은 아르세(Luis Arce) 현 정부의 출범 초기에 법무부 장관직을 맡아 사법개혁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과거에는 국제기구에서 법률 자문으로 활동해 온 경력도 있다. 이번 사건으로 그의 정치적 입지와 공직 경력 전반에 중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야권 일부는 “사법 개혁을 상징하던 인물이 결국 제도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사례가 됐다”며, 날선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인 비리가 아닌, 사법부의 독립성 훼손과 정치권의 유착 문제를 드러낸 사례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레스는 사법기관 내 고위직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았으며, 이에 정치권 내에서도 관련 의혹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당 측은 이번 체포를 “법의 공정한 집행”으로 보고 있지만, 야권은 “정치 보복”으로 판단해 반발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볼리비아 내 사법부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평가된다. 현재 법조계와 시민단체는 정부의 신속하면서도 투명한 조사를 요청 중이다. 향후 진행될 시레스 장관의 판결 결과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관련 기사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기사 내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사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