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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 2026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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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역사 갈등의 새로운 양상과 국제사회의 대응

전임연구원 김진흠 (계명대학교 국제학연구소)

2025년 초 일본 정계는 중국산 AI 딥시크(DeepSeek)의 이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딥시크가 센카쿠제도는 중국 영토, 독도는 한국 고유 영토라고 답변을 했기 때문이었다. 센카쿠제도(尖閣諸島) 또는 중국어로 댜오위다오(钓鱼岛)는 동중국해의 섬으로, 일본과 중국, 대만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인근에 막대한 규모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영토 분쟁은 더 심해졌다. 현재 이 섬은 일본이 점령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의 주장
일본의 논리는 독도에 대한 주장과 유사한 면이 있다. 1895년 일본 정부가 이 섬들이 무주지(無主地)인 것을 확인하고 오키나와현에 정식 편입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이후 미국으로부터 류큐 열도가 반환될 때, 이 섬들도 일본에 반환된 것이라 주장한다.
반면 중국의 논리는 독도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센카쿠제도는 원래부터 중국 영토였으며 1863년 작성된 지도에 이미 중국 푸젠성 부속 영토로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의 무주지 편입은 불법이며 무효라고 주장한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결정 과정에 중국이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일본과 중국의 대응
‘딥시크 사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 NHK에서도 ‘사건’이 발생했다. NHK가 송출한 국제방송 중국어 자막에 센카쿠제도를 댜오위다오로 표기한 것이다. 원인은 영어 음성을 구글 AI 번역기가 댜오위다오로 번역했고 이를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사건 이후 NHK는 자막 서비스 일체를 중단했다.
영토 갈등, 그리고 영토의 영유권을 둘러싼 역사 갈등은 이제 AI라는 기술 환경 아래에서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되었다. 각국은 급박하게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AI 서비스에서 댜오위다오 관련 답변을 ‘중국 고유 영토’로 일관되게 유도하도록 정책적으로 관리한다. AI 개발사에 지침을 내린 것이다. 이는 중국의 AI 발전과 성장의 딜레마로 지적되기도 하지만 갈등 문제의 대응이라는 면에서는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일본도 중국과 비슷한 방향을 선택했다. ‘딥시크 사건’ 이후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는 “신뢰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고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자국산 AI를 개발하고 AI의 답변을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생각이다.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2025년 10월 네이버의 AI 서비스에 ‘일본영토’를 입력하자 “일본의 영토는 독도(다케시마), 북방영토, 센카쿠열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답변을 해 논란이 있었다. 다음 달에는 국회도서관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다음소프트 생성형 AI 아르고스가 문제를 일으켰다.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입니까”라고 묻자 “독도의 영토 소유권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답변을 한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인터넷 상의 독도와 동해 표기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2025년 12월 30일부터 전국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전수 점검과 시정 조치에 들어갔다.
그러나 글로벌 AI의 답변까지 바로잡는 것은 쉽지 않다. 난점들을 고려하면 중국과 일본처럼 자국산 AI 개발이 가장 즉각적인 역사 갈등 대응 방법이 될 수 있다. 현 정부는 국정과제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형 AI 모델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현재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 중이다. 정부는 AI 모델 개발 과정에서 민감한 역사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중립적 입장을 지양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독도가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우리 고유의 영토라는 것을 명확하게 할 수 있는 지침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