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일 미국의 지역 언론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Los Angeles Times)에 따르면 산불이 진압된 이후에도 캘리포니아(California) 주민들이 산불 이외의 간접적인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사이언스 (Science)지에 기재된 연구는 낮 동안 뜨거워진 연기가 밤에 공기가 차가워지면서 지표면 근처로 내려앉으면서 주민들의 기관지에 흡착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가 선행 연구와 다른 점은 산불 연기가 잠재적 매개체로서 질병을 전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우리는 뜨거운 산불 연기에 세균이나 박테리아 등 미생물이 생존하기 힘들 것으로 인식했으나 이번 연구는 이러한 통념을 깼다. (출처참고)
미생물이 연기 중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이유로 연구진들은 연기가 ‘부유하는 임시 토양’이 되었다고 말한다. 탄소는 유기물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나무가 타면서 생긴 탄소가 연기에 녹아들고, 그 결과 미생물이 연기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증식하기도 한다.
이번 연구에서 해당 연구진들은 산불 현장에서 드론을 이용해서 산불 연기를 포집했으며, 해당 샘플에서 9000 종류가 넘는 세균과 100 종류 이상의 균류를 포착했다고 전했다. 아직 해당 샘플에 존재하는 모든 균류의 전염성에 대해서 확인하지 못했으나, 질병을 초래할 수 있는 특정 균류가 분포하는 것은 분명하다. 해당 연구의 분석 결과 연기 속에는 천식을 유발하는 세균과 산-조아퀸 계곡열병* (San-Joaquin valley fever), 캘리포니아 열병, 사막 류머티즘 등의 원인 되는 균류가 분포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는 소방관이 산-조아퀸 계곡 열병에 취약한 직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 예방센터에 따르면 산-조아퀸 계곡 열병의 발병은 미국의 아리조나(Arizona) 주(州) 와 캘리포니아 주에서 대부분 일어나며, 특히 캘리포니아 주의 발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열병은 감염 1~3주 뒤 피로와 기침, 발열이 생길 수 있고 환자의 5~10%는 합병증이나 만성 폐질환으로 악화된다. (출처참고)
BBC에 따르면 해당 연구진을 이끈 레다 코브지아(Leda Kobziar) 박사는 토양 속 미생물이 산불 연기를 타고 장거리 이동을 한 뒤 질병을 감염시킬 경우, 원인을 찾기 힘들어지며, 연기가 지역간 발병 경계선을 흐릿하게 할 것을 우려했다. (출처참고)
해당 연구는 작년의 이례적인 캘리포니아 산불이 미세먼지 등으로 주민들의 신체에 가할 수 있는 단기적인 피해뿐 아니라 균과 박테리아 전파로 장기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2020년 캘리포니아의 이례적인 산불 연기는 대서양을 건너 약 8,000km을 흘러가 영국 하늘을 빨갛게 물들이기도 했다. 이는 외국의 산불이 더 이상 우리와 관계없는 일이 될 수 없음을 증명한다. 지구 온난화로 대규모의 산불이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미래에서, 산불 연기로 전 지구적 규모의 질병이 확산될 수 있는 스모크 팬데믹 역시 우리가 경계해야 할 미래 모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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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조아퀸 계곡 열병: 미국의 서남부 특히 애리조나의 사막과 멕시코, 중남미 지역의 토양에서 자라는 곰팡이균이다. 곰팡이가 포함된 먼지를 들이마셔서 감염되는데, 사람끼리는 전파되지 않는다. 마른기침, 피로, 두통, 요통, 관절 부종, 피부 발적 따위의 증상이 나타난다.